운명이 아닌, 인간의 관점에서 말하는 현대의 명리학(命理學) 이야기
고대로부터 인간의 미래와 운명이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어 있다는 ‘운명론’을 기반으로 하여 자신의 미래 운명을 미리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노력과 연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 그중에서도 고대 중국에서부터 발전되어 온 ‘사주명리’는 사람이 태어난 연(年), 월(月), 일(日)을 기반으로 사주(四住)와 팔자(八字)라는 운명의 코드를 추출해낼 수 있으며, 이를 음양오행의 원리를 통해 해석하며 한 사람의 미래 운명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형성된 학문이다. 이렇게 사주명리는 아주 오랫동안 한 사람의 미래와 운명을 파악하는 데에 있어 권위 있는 학문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첨단과학이 발전한 현재에 와서는 단순한 미신적 믿음으로 치부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무학(無學)의 따가운 시선을 스스로의 도전과 노력으로 극복하며 한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동기부여강사, 인문학강사, 한자지도사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고정숙 저자는 이 책 『인생, 사주팔자대로 흘러갈까?』를 통해 명리학을 ‘미래를 족집게처럼 알아맞히는 점’으로 받아들이면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명리학은 미래를 예언하는 ‘점’이 아니라 음양오행의 원리와 수천 년간 쌓인 통계적 이론을 통해 인간의 타고난 기질과 성향을 분석하는 학문이며, 내담자가 자기 자신을 더 잘 알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상담’의 영역에 있는 학문임을 사주명리를 다루는 사람들 자신이 가장 잘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고정숙 저자는 인간의 운명은 기질과 성향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동시에 개인의 노력과 의지로 바꿔나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현대적 명리학의 핵심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명리학의 정의와 사주팔자의 의미, 사주팔자에 의에 나누어지는 인간의 다양한 생득적 기질에 대한 해설이다.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른 사주팔자의 구성과 원리, 10개의 천간(天干)과 십성(十星)에 따른 인간 성향의 섬세한 변동을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한편, 이 성향은 인간의 운명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동시에 환경과 개인의 노력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2부는 공부는 커넝 생존하기에 바빴던 현실을 극복하고 한문학 석사 취득 후 강사로서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고정숙 저자 본인의 이야기를 통해 사주팔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삶에 대한 의지와 노력이라는 점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