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이 모르는 중국 부동산의 비밀
주재원 남편을 따라 중국으로 오게 됐을 때 많은 사람이 걱정했다. 우리 엄마는 말도 안 통하는 공산국가에 간다고 고생할 게 눈에 훤하다며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상하이는 중국의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세련되고 한인타운도 있어서 말도 통하고 한국 식당도 많으니 굶지는 않을 거라고 안심시켜 드렸다. 그런데 나도 그런 말을 하면서 내심 괜찮을까 걱정이 된 건 사실이다.
해외 포장 이사 컨테이너에 쌀 20㎏ 한 포대를 같이 실었다. 한국의 맛있는 쌀을 더 이상 못 먹을 것 같은 마음에서였다. 평소 사 먹지 않던 비싼 이천 쌀로 실었다. 상하이에 도착해 한국 마트를 가보니 한국 품종 쌀이 포대로 쌓여 있었다. 놀라운 건 쌀값은 한국의 1/3밖에 되지 않았다. 한국 쌀이 없어 맛있는 밥도 못 먹을 거라는 나의 걱정은 정말 쓸데없었다.
한국 마트에 진열된 물건 중 가장 비싸게 느껴진 건 우유였다. 아이들이 한참 성장할 때라 우유를 물처럼 마시곤 하는데 여기에서는 헤프게 마실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중국 우유는 대부분 멸균우유여서 맛도 없고 성장 촉진제 등의 화학물질이 들어있어서 안 좋다는 소문이 많았다. 안심할 수 있는 한국 우유를 먹이고 싶었다. 그러나 한국 우유는 모두 수입품이다 보니 관세가 붙어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 당시 가격이 1L 한 병에 35위안(한화 약 6,300원)이라서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주재원이라지만 월세를 절약하고 아이들 교육에 더 써보려고 아끼는 짠순이에게는 손 떨리는 가격이었다.
그랬던 짠순이가 지금은 몇 천 위안의 비싼 와이탄 호텔에서 상하이의 야경을 누리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홍콩보다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상하이의 럭셔리 호텔에서 결제하면서 값비싼 우유를 살 때처럼 손을 떨지 않는다. 한국산 우유의 100배는 되는 가격인데도 말이다. 내가 부동산 일을 하지 않았다면 생각도 못 했을 호사이다.
상하이는 서울의 강남과 비슷하다. 상하이 황푸강 주변은 한강 주변처럼 비싸고 한인타운만 해도 강남의 웬만한 아파트값과 맞먹는다. 그래서 상하이 부동산의 추이를 보면 서울과 상당히 비슷하다.
“올라갈 때는 무섭게 올라가고 떨어질 때 살짝 떨어졌다가 금방 회복한다.”
부동산 시세는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 있지만 수요가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금방 회복되는 것이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에 개인의 사유재산을 인정하면서 “문이 거꾸로 붙어 있어도 오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섭게 올랐다. 자고 나면 10배, 20배 집값이 올라서 이때 강남 사모님들이 1억을 들고 와서 배추 사듯이 집을 샀다는 말도 있다.
지금은 그때처럼 10배, 20배 수익을 얻기는 어렵지만, 상하이 부동산은 여전히 매력적인 가치가 있다. 집값 상승만을 봐도 그렇다. 특히 세금을 보면 더욱더 현혹된다. 부동산 수익이 생기면 세금도 높아지는 한국 부동산과 비교해 보면 상하이 부동산의 진가를 발견하게 된다.
한국에 비해 취득세율도 낮고, 보유세도 일정 조건을 갖추면 면제를 받을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는 아직 없어서 부담이 덜하다. 그리고 가장 매력적인 것은 양도세 부분이다.
중국은 양도세를 매수자가 낸다. 집을 팔 때 받는 금액이 매도자에게 실제 쥐어지는 금액이다. 세금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니 실제 수익률은 한국보다 훨씬 높다.
주재원 남편을 따라 상하이에 오는 엄마들은 아이에게 영어와 중국어는 꼭 마스터시키고 돌아가겠다고 마음먹는다. 우선 시간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니 자녀 교육에 더 집중하게 된다. 물론 회사에서 주재비를 받아 한국보다 넉넉하게 살 수 있지만 교육비가 해외 유학비만큼 들기 때문에 상하이 국제학교 학비와 보습학원비를 내려면 다들 짠순이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매달 비싼 월세를 집주인에게 바치다 보면 다른 건 생각할 여유가 없다. 그래도 지금이 기회다 싶은 마음에 아파트라도 하나 사볼까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볼 곳도 모른다. 물어볼 곳을 찾았더라도 외국인에 대해서는 경험이 없어 엉뚱하게 알려준다. 인터넷이나 챗봇에 물어본들 제대로 된 중국 부동산 관련 정보를 얻기 어렵다.
내가 처음 서른아홉 살에 중국에 왔을 때 무엇이든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중국 부동산으로 좌충우돌하는 실패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더 빨리 부동산 부자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 내가 상하이 정착을 위해 말을 배우고 집을 보러 다니던 때부터 부동산 계약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1장은 부동산을 시작하는 계기, 2장은 주택 임대하기, 3장은 외국인 매매 조건, 4장은 상하이 개발 계획, 5장은 실전편으로 중국 부동산 투자에 필요한 부분을 담았다.
2023년 9월부터 이 책을 쓰는 동안 부동산 정책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거의 15년 동안 중국 부동산 현장에서 일하면서 이처럼 단기간에 정책 변화가 많은 것은 처음 보았다. 여러 차례 내용을 수정하면서 가장 최근의 정보를 담고자 노력했다.
또한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나 꼭 알아두어야 하는 내용은 ‘상하이 집여사 부동산 노트’에 추가로 기재했다.
나와 같이 서른아홉 살 또는 마흔 초반에 중국에 나올 계획이 있거나, 이미 와서 적응 중이라면 월세만 내지 말고 이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중국 부동산을 시작해 보라 추천하고 싶다. 상하이 집주인(팡동, 房东)이 되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이번 기회에 당신은 중국 상하이 부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