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퍼벅에서 면역까지: BC기술시대 & AD기술시대
『박테리오파지Ⅱ』는 크게 ‘BC’와 ‘AD’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인트론바이오의 신약개발의 큰 줄기이기도 하다. 1장은 ‘BC 기술시대’로서 ‘퍼스트-인-클래스’ 신약개발 과정을 담았다. 이야기는 박테리오파지에서 시작된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죽이는 바이러스’다. 하지만 세균을 ‘완전히’ 죽이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며, 인트론바이오는 여기서 착안하여 박테리오파지 유래의 항균물질인 ‘엔도리신’, 그리고 이를 발전시킨 잇트리신Ⓡ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2장은 ‘AD 기술시대’로서 ‘퍼스트-인-컨셉’ 신약개발을 다루며, 사실상 이번 『박테리오파지Ⅱ』의 핵심 파트라고 할 수 있다. 2장의 내용은 궁극적으로 우리 몸의 ‘면역’과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인트론바이오는 그 핵심 기술로 ‘로봇 파지’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로봇 파지는 박테리오파지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기술이며, 향후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할 때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즉, 박테리오파지를 원하는 형태로 엔지니어링하여 특정 세균 숙주 혹은 특정 바이러스만을 죽일 수 있는 것이다. 인트론바이오에서는 이 혁신적인 기술에 각각 파지리아Ⓡ와 파지러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기술이 특히 중요한 것은 코로나-19와 같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때문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계속 돌연변이를 거치면서 사람과 동물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바이러스 입장에서 볼 때 이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책에서는 이를 박테리오파지가 중재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즉, 박테리오파지를 통해서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인플루엔자 범용 백신을 개발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이 책에서는 현재 인트론바이오의 연구에 기반해 박테리오파지의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유산균과 박테리오파지와의 연관성, 그리고 RNA 박테리오파지가 바이러스로 진화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이다. 아직은 가설에 불과하지만 이것이 정설로 밝혀진다면 박테리오파지 연구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 과거보다 긴 미래를 향하여
지난 수년 동안 우리 모두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었다. 그렇기 때문에 『박테리오파지Ⅱ』에서 언급된 내용들이 더 깊이 와 닿을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바이러스가 진화하면 왜 위험한지, 그리고 바이러스의 진화로부터 인류를 지키는 과정에서 왜 ‘박테리오파지’가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박테리오파지Ⅱ』에서는 ‘박테리오파지’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독감, 백신 등 우리 생활과 닿아 있는 여러 관련 지식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2부에 소개된 세 가지 짧은 이야기는 박테리오파지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에서 언급했듯이 우리 모두는 ‘과거보다 짧은 미래’를 살아가고 있다. 수퍼박테리아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위협 속에서 현생 인류는 오래 전 우리의 조상들보다 훨씬 빨리 멸종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이 죽어갈 때 살릴 수 있는 의사와 의학이다. 그래야 ‘과거보다 긴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미래를 바꾸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박테리오파지에 주목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