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더 친밀하게 읽을 수 있는
미아 힐링하우스 고양이 족보
미아 힐링하우스에서 지내는 고양이는 두 경우다. 미아 힐링하우스에서 나고 자란 경우 또는 어느 날 갑자기 마당에 찾아와 가족이 되기를 자처한 경우. 그 이야기를 담은 『미아 힐링하우스』도 열아홉 마리의 ‘내가 만난 고양이’와 열한 마리의 ‘나를 만난 고양이’로 구성됐다. 고양이들이 다 비슷한 것만 같아서 구분이 어렵다면, 책 10쪽을 펼쳐 보자. 미아 힐링하우스에 찾아온 고양이와 그곳에서 태어난 고양이들의 족보, 그들의 성별과 별이 된 고양이들까지 확인할 수 있다. 고양이들의 관계를 알고 본문에 들어가면 한 마리, 한 마리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죽은 새끼를 입에 물고 마당에 찾아온 네로, 태어날 때부터 눈이 아파 안구를 적출해야 했던 모카, 전염병으로 고양이들이 별이 된 이후 마당에 선물처럼 찾아온 개 할리까지. 어느새 읽는 이도 미아 힐링하우스의 일원이 되어 따듯한 마음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
오해를 한 꺼풀 벗어내고
보는 ‘캣 맘’의 진정한 의미
사회적으로 ‘캣 맘’은 길고양이 개체를 늘려 민폐를 끼치는 부정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작가는 『미아 힐링하우스』를 통해 캣 맘에 대한 오해에 마주하고자 했다. 첫째는 개체를 늘린다는 근본적인 비판에 대해, 실제로는 많은 캣 맘이 자비를 들여 길고양이 중성화를 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되려 무분별하게 늘어날 수 있는 개체를 관리하고, 고양이들의 편안한 생활뿐 아니라 사람 사는 환경도 지키는 일이다. 그릇된 태도를 보이는 몇몇 사람이 아니라 진정 고양이와 사람의 공생을 바라고, 행동하는 캣 맘이 주목되어야 하는 이유다. 둘째는 약한 동물을 돌보는 일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고양이는 추위에 약해 겨울이 지나면 면역력이 떨어져 아프거나, 별이 되기 쉽다. 따듯한 물과 밥을 챙겨 주고, 잠잘 곳을 살펴 주는 것은 도움이 필요한 존재와 더불어 사는 공생의 원리다.
‘미아 힐링하우스’의 규칙은 이러한 가치대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 고양이들은 도움이 필요하면 찾아왔다가도 원하면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고양이들도 존중받는 것을 아는지 춥고, 아플 때 기꺼이 미아 힐링하우스에 발을 들인다. 또 필요에 따라 중성화 수술을 받는 고양이들도 있다. 이곳에서 고양이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그리고 본래의 야생성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캣 맘’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이제껏 가졌던 캣 맘에 대한 오해를 한 꺼풀 벗어내고 다시 한번 『미아 힐링하우스』를 읽어 보자. 동물과 사람이 함께하는 일상 속에서 ‘공생’의 비결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