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여행하는 법을 알려 드립니다
발길 닫는 대로 걷던 중 발견하게 된 한적한 덕수궁 뒷길
요즘 감성으로 무장한 성수동
외국어보다 한국어가 더 많이 들렸던 서울시티투어버스
퇴근길 지하철역의 무심한 발걸음 사이에서 바이올린을 켜던 바이올리니스트
당신의 일상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여행과 가깝습니다
오늘은 늘 가던 오른쪽 길이 아니라 왼쪽 길로 가보세요
항상 내리던 역을 지나치고 늘 지나치던 역에서 내려보세요
그렇게 여행은 시작됩니다
▶편집자 리뷰
박소연 작가님의 책, ‘오늘 여행은 어느 역에서 시작할까?’는 참 잘 쓴 글이다. 처음 글을 보자마자 감탄이 나왔다. 잘 정돈되고 차분한 느낌. 복잡한 미로 같은 삶에서 깔끔한 지도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는 글이다.
지금 우리 삶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잊기 쉬운 것. 그것은 바로 쉼, 쉬어가기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삶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누가 나의 휴식을 챙겨줄까? 스스로 알아서 쉬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스스로에게 쉼을 주고 힐링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여행이라는 것인 거창해야 할까? 아니다. 일상 속에 있는 것이다. 누구나 이용하는 대중교통으로 자유롭고 편안하게 다니는 여행길은 쉬우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삶은 팍팍하다. 그럼에도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풍경, 새로운 시야, 이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느껴볼 수 있는 나만의 소소한 여행. 이 책과 함께 그 아름다운 여행길에 오르길 바래본다.
▶작가 인터뷰
질문 1.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작가 : 평소에 어디로든지 가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서울 시내든 외국의 다른 도시든 안 가본 곳이 있다면 최대한 가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렇게 떠나게 된 여행지에서 틈틈이 그날의 풍경과 감상을 메모해둡니다. 이제까지 써왔던 길고 짧은 메모들이 모여 책이 되었습니다.
질문 2. 여행을 하면서 가장 가치 있는 경험은 무엇인가요?
작가: 이전에는 가보지 못한 곳을 간다는 경험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꼭 놀라운 일을 겪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경이로운 풍경을 마주할 필요는 없습니다.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렘 그 자체가 다른 일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여행 고유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3. 얼마나 자주 여행을 다니시나요?
작가: 책에서 설명한 "작은 여행"을 기준으로 하면 한달에 한두 번은 다닙니다. 기차나 비행기를 타는, 조금 더 먼 거리로의 여행은 계절별로 한 번씩은 가려고 노력합니다.
질문 4.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작가 : 여행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줍니다. 늘 똑같은 곳으로 출퇴근을 하거나 등하교를 하는 일상의 범위는 다소 제한적입니다. 여행을 통해 삶의 범위를 넓힘으로써 삶은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질문 5.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요?
작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 준비에 한창일 때 서울 이곳저곳을 다니며 작은 여행을 떠났습니다. 방안에서 매일 채용 공고를 찾고 원서를 쓰는 생활이 이어졌고 외출이라고는 면접을 볼 때뿐이었던 시절입니다. 집에만 있다 보니 몸과 마음이 모두 답답해서 생각이 밖으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자꾸 안으로만 파고드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 자신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기 위해 이전에는 가본 적 없는 서울의 다양한 면들을 보러 다녔고 덕분에 답답했던 마음도 해소되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통해 여행이 반드시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질문 6. 독자들에게 특별히 남기고 싶은 말씀
작가 : 휴가철이 되거나 연휴가 다가오면 의식하지 않아도, ‘여행이나 가볼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긴 시간을 들이고 미리 준비해서 가는 여행도 좋지만 사실 여행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여행을 정의 내리는 것은 시간도, 장소도, 비용도 아닙니다. 낯선 곳으로 떠난다는 사실에 대한 설렘 자체만으로도 이미 여행은 시작되었으니까요.
▶출판소감문
작가는 어렸을 때 꿈으로 남고, 글쓰기는 취미에 그칠 줄 알았다. 대학교 때까지는 종종 소설을 쓰곤 했지만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한동안은 글을 쓰지 않았다. 다시 글을 쓴다면 장편 소설을 쓰고 싶었기에 마음의 준비를 마칠 때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오랜 시간 후 쓰기 시작한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주제를 담은 에세이였다. 어렸을 때 꿈꿨던 작가의 모습은 내가 모르는 세상에 대해 쓰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글은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가 가장 잘 아는 것에 대해서다. 지금까지의 경험들이 글쓰기의 원천이 되었다는, 다소 식상한 깨달음을 얻기까지 1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나의 경험을 글로 써보자고 다짐했던 날은 ‘그래, 이렇게라도 써서 계속 글을 써보자’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그덕분에 내 이름을 올린 책을 출판할 수 있게 되지 않았는가.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경우에 따라 꿈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배려 없는 강요 혹은 섣부른 조언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꿈이라는 거창한 단어는 뒤로 하고 좋아하는 일이라는 가벼운 단어를 가까이 두자.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도 좋지만 꾸준히 하면서 나의 삶을 풍요롭게 꾸려가고 싶다. 그래서 이제 나는 작가보다는 계속 글을 쓰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