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여드는 매력적인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로컬에서 찾은 도시 혁신의 해법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도시의 시대’다. 도시는 단순히 건물과 인프라의 집합체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삶과 미래가 담긴 생동하는 생명체이다. 생명체의 생애처럼 도시도 성장과 쇠퇴를 겪는다.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급변하는 산업 구조 속에서 도시의 위상과 운명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정체되어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 이제 도시는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다양성과 창의성을 발현하며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해 혁신을 이뤄나가야 한다. 이 책 〈사랑받는 도시의 선택〉은 혁신을 꿈꾸는 도시들이 자신만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스페인 빌바오, 이탈리아 볼로냐, 영국 리버풀, 미국 오스틴, 일본 나오시마는 누구나 한 번쯤 가 보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도시다. 이 도시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은 세계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매력적인 도시가 되었으나 그리 멀지 않은 과거, 소멸 위기에 처해 있던 중소 도시라는 사실이다. 저자는 로컬에서 혁신에 성공하며 위기에서 벗어난 도시 사례를 모으고, 변화를 만들어 내는 과정과 그 속의 선택들을 촘촘히 분석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도시 혁신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 요소와 문화예술 활동의 핵심 유형을 추출, 이를 적용하기 쉽게 ‘다이아몬드 프레임워크’로 정리했다.
도시만의 고유한 정체성에 창조성을 더해 변화를 만드는 방법,
도시 혁신 다이아몬드 프레임워크
‘1913송정역시장’, ‘위례스토리박스’ 등 도시 재생, 도시 혁신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저자는 세계의 여러 도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도시 혁신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하나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도시와 문화예술을 연구하며 여러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도시 혁신에는 기본적으로 반드시 갖춰야 하는 요소가 있고, 이를 잘 준비했을 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 책에서는 이를 도시 혁신 ‘필수 요소’로 정의하는데, 바로 자원과 재원(Resource), 조직화(Organization), 법률과 제도 지원(Regulation), 문화예술 활동(Activity) 네 가지가 그것이다.
도시 혁신 필수 요소와 더불어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기에서 중요한 부분은 무엇을 중심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펼쳐 나갈지를 선택하는 일이다. 저자는 문화예술 활동에서 ‘핵심 유형’을 네 가지로 분류하고 이에 맞는 도시만의 유무형의 자원을 파악해 보기를 권한다. 핵심 유형 네 가지는 장소 중심 활동, 사람 중심 활동, 프로그램 중심 활동, 환경 중심 활동이다. 도시가 가지고 있는 자원, 정체성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결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전개해야 도시민도, 이용자도 만족할 수 있다고 이 책은 강조한다.
또한 단지 이론에 그치지 않고 도시의 변화를 준비하고 실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시 혁신 필수 요소와 핵심 유형을 잘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다이아몬드 프레임워크’로 도식화하여 책에 담았다. 그리고 성공적인 도시 혁신 사례를 다이아몬드 프레임워크를 이용해 분석하여 이론이 실제 상황에 어떻게 적용될지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여러 도시 사례를 반복해서 살펴보고 분석했던 이유는 도시 혁신의 필수 요소와 핵심 유형을 제대로 이해하고 우리 도시들에 적용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 변화가 필요하고, 지속 가능한 혁신을 꿈꾸고 있다면 도시 혁신 다이아몬드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강조할 부분은 무엇인지, 아직 채워지지 못한 부분은 무엇인지 점검해 보길 권한다. 분명 이전과 다른 시선으로 도시를 보고 새로운 길을 찾게 될 것이다.”
-270쪽, ‘진정한 도시 혁신은 자기다움에서 시작된다’ 중에서
자기다움으로 만드는 변화!
세상에 100개의 도시가 있다면,
100개의 도시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
〈사랑받는 도시의 선택〉에는 다양한 도시의 사례가 담겨 있다. 그리고 대부분은 거대한 도시 계획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새로운 개념의 도서관으로 작은 시골 마을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일본 다케오의 사례, 시민과 사회단체, 지자체가 합심하여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고 도시 재생을 이끈 빌바오, 전통적인 중세시대 건축물의 구조를 살리면서 유럽문화수도로 도시 재생에 성공한 볼로냐 등의 도시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자기다움을 어떻게 성장의 동력으로 삼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비틀즈의 흔적과 이야기를 도시 곳곳에 되살려 놓은 리버풀, 커뮤니티 문화와 음악 축제 SXSW로 주목받는 도시가 된 오스틴, 부두라는 장소의 정체성을 살리며 성공한 뉴욕 리틀 아일랜드, 파괴된 환경과 전통을 살리며 예술 섬이 된 나오시마를 보면 문화예술 활동이 사람들의 만족도는 물론 경제적 가치와 지속 가능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느끼게 된다.
도시는 모두 각자의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이웃한 도시라도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와 이야기가 쌓여 있다. 자기다움을 바탕으로 도시 브랜드를 만들고, 도시 혁신을 이뤄나갈 때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책 속에 담긴 다양한 도시 사례, 스토리텔링 과정을 심층 분석한 내용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도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다이아몬드 프레임워크를 통해 도시의 문제를 분석하다 보면 부족한 부분과 강점이 되는 부분을 발견하게 될 테고 그 속에서 나아갈 방향이 조금 더 선명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