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성과 과학이다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
프랜시스 베이컨은 과학을 통해 세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희망했다. 이성과 과학을 통해 인간에게 유용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그는 자연을 알수록 우리는 자연을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고, 자연에 대한 지식이 힘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유명한 말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베이컨은 물질적 풍요로 가득한 세상으로, 욕구를 억제하는 사회가 아니라 욕망을 충족하는 사회를 꿈꾸었다. 중세라는 암흑의 시대를 지나고 르네상스를 맞아 새로운 이상 국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는 인간의 지식과 힘에 대한 확신, 기술과 과학 문명에 대한 무한한 신뢰, 진보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가 꿈꾸는 진정한 유토피아는
어디에 있는가
인공지능 기술이 날로 발전하는 지금, 그에 따른 낙관적인 상상과 함께 인공지능이 지배할 세상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인공지능이 열어줄 미래가 인류의 유토피아가 될지 인류를 멸망으로 이끄는 디스토피아가 될지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한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시대 과학기술의 중요한 화두이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변화이며 이미 시작된 미래로, 억지로 외면하거나 막을 수 없다. 모든 기술의 진보는 기대와 우려를 함께 하기 마련이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유토피아가 될 수 있고 디스토피아가 될 수 있다.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에 소개된 수많은 과학기술과 그에 따른 풍요를 꿈꾸는 것 역시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베이컨이 꿈꾸는 진정한 미래사회는 과학기술 이전에 과학기술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태도에서 시작한다. ‘사물의 진정한 본질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더욱 밝게 드러내면서 인류의 삶을 더욱 값지고 풍요롭게 하는 것, 이것이 과학기술이 나아갈 길이다.
프랜시스 베이컨이 말하는 ‘새로운 아틀란티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캄파넬라의 《태양의 나라》와 함께 프랜시스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는 근세 초엽의 3대 유토피아 소설로 꼽힌다. 이들 작품은 유토피아라는 이상향을 소재로 중세 봉건적 경제 질서를 산업 시대로 바꾼 중요한 저작이다.
이 중 《새로운 아틀란티스》는 앞선 유토피아 사상의 맥을 이었지만, 사회조직에 중점을 둔 두 작품과 달리 과학적 기술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간 생활의 큰 번영과 복지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실존하다가 바닷속에 가라앉았다는 섬나라 ‘아틀란티스’에서 힌트를 얻어 설계한 이 작품 속의 유토피아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물질적 풍요가 넘치는 곳이다. 이는 주어진 자연환경을 인간의 이성과 지혜, 즉 과학적 지식으로 극복할 수 있으며,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 생활의 번영과 복지를 보장해줄 수 있다는 그의 믿음에서 기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