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감사’, ‘새로운 감사’는 어떻게 가능한가?
공공감사 현장과 연구 분야에서 오랜 기간 함께 일하고 토론해온 전문가들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에 맞서 감사인들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민주적 정당성과 책임성을 제고하고 정부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감사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생각해보는 책을 펴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론과 실무에 두루 정통한 4인의 저자들은 ‘사람-프로세스-관계’를 공공감사의 핵심 프레임으로 제시하고 전문성과 자기성찰 능력을 갖춘 감사인, 감사-반론-심의로 구성된 균형 있는 프로세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적절한 상호작용, 이 세 가지가 올바른 방향성을 갖고 함께 어우러질 때 ‘좋은 감사’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좋은 감사’는 좋은 ‘사람’이 한다고 보는 저자들은 감사인이 추구해야 할 가치이자 지향점으로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건강한 판단’, ‘지식의 축적’, ‘성숙한 인격’이 바로 그것이다.
‘건강한 판단’, ‘지식의 축적’, ‘성숙한 인격’
ㆍ‘건강한 판단’은 의사결정의 원칙과 절차에 관한 얘기로 어떻게 하면 감사인이 의사결정을 잘할 수 있느냐, 잘못된 의사결정을 피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옳은’ 판단이 아니라 ‘합리적’ 판단을 추구하고 오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본다.
ㆍ‘지식의 축적’은 의사결정의 인프라에 관한 얘기로 조직과 구성원들이 의사결정을 잘하고 잘못된 의사결정은 피하도록 지원하고 기준 역할을 하는 내부시스템과 콘텐츠를 어떻게 갖추고 보완해 나갈 것이냐는 것이다. 저자들은 감사에서 얻는 경험과 지식, 성공과 실패를 축적함으로써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ㆍ‘성숙한 인격’은 조직과 구성원들의 문화에 관한 얘기로 조직의 목표와 조직이 처한 환경에 맞는 문화란 무엇이냐,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감사인은 일을 통해 더 나은 인격체를 지향해야 하고 감사기구는 그럴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본다.
계층제 조직과 전문 분야에 기반한 전통적 관료제는 효율성이라는 장점은 있지만 새로운 사회문제를 적극적 ㆍ 자발적으로 해결하려는 유인이 약하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회피하며 실패로부터 배우려는 자세가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다. 한국 관료제 역시 정부 중심의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을 이루는 데 나름의 역할을 해왔지만 그 과정에서 다양한 부작용을 낳는 등 그 공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 왔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문제를 해결할 능력과 자세를 갖추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큰 미래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공공감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사람, 프로세스, 관계』는 ‘신뢰’라는 사회적 자산을 확보하는 감사의 전통적인 역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속적인 정부혁신을 추동하는 견인차로서의 역할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그 구체적인 방법론을 다양한 측면에서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