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하고, 흥미롭고, 위험천만한 13편의 유럽 도시기담,
매력적인 역사가 되다!
『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기담 세계사』는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무서운 노래 〈글루미 선데이〉 이야기, 끊임없이 화재를 일으키는 위험천만한 그림 〈우는 소년〉 이야기, 공포영화 〈컨저링〉의 모티프가 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저주받은 인형’ 애나벨 이야기, 목격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공포스럽고 미스터리한 ‘도플갱어’ 이야기, 650명의 처녀를 피의 제물로 삼은 광기의 백작 부인 에르제베트 이야기 등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도 흥미진진한 13편의 유럽 도시기담을 담고 있다.
각각 저널리스트와 여행 저널리스트이면서 부부이기도 한 이 책의 두 저자는 1991년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30여 년간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을 거쳐 세르비아에 거주하면서 유럽 33개국을 종횡무진 다니며 무섭고, 흥미롭고, 기기묘묘한 스토리를 취재하고 발굴했다. 이 책에 실린 13편의 이야기는 두 저자의 대단한 집념과 열정, 끈기와 뚝심이 빚어낸 값진 열매이자 성과물이라 할 만하다.
『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기담 세계사』가 이런 유의 다른 책들과 확실히 차별화되고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뭘까? 이 책과 유사한 콘셉트의 다른 책들이 상당 부분 신문, 잡지, 단행본, 논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참고하고 활용하여 재생산하거나 심지어 짜깁기한 데 반해 이 책은 저자들이 장장 30여 년간 유럽 33개국의 수많은 도시를 다니며 이야기를 취재하고, 채집하고, 진위를 가리며 체계적으로 정리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보자. 먼저, 제7화 「650명의 처녀를 산 제물로 바친 광기의 백작 부인」에서 저자들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바토리 에르제베트 백작 부인이 살인귀가 아니라 모종의 정치적 희생양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실제로 그들은 사건의 주요 현장인 나더슈디성 등을 방문해 샅샅이 조사한 끝에 끔찍한 고문과 살인이 있었음을 증명해주는 어떤 고문실이나 고문 및 살해 도구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밖에도 저자들은 치밀한 조사와 취재, 연구를 통해 오늘날까지도 성 주위에 백골화한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되지 않은 점, 성안에 수많은 시신이 무더기로 방치돼 있었다면 악취가 진동했을 테고, 인근 주민들이 수상하게 여겼을 텐데 그런 정황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어 에르제베트 백작 부인이 정치적 희생양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그렇다면 누가, 그리고 왜 에르제베트에게 그런 억울한 누명을 씌웠을까? 저자들은 에르제베트의 바토리 가문과 남편의 나더슈디 가문이 얼마 남지 않은 헝가리 귀족으로, 당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를 대대로 배출하는 가문이자 유럽 최고의 지배 세력이었던 합스부르크 가문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 밖에 저자들은 제9화 「루트비히 2세의 죽음을 둘러싼 기묘한 미스터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유럽 근대정치와의 연관성을 밝혀냈으며, 제10화 「괴승 라스푸틴의 암살을 둘러싼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에서는 러시아 황실에 교묘하게 접근해 정치에 개입했다는 라스푸틴의 기존 이미지를 뒤집는 새로운 관점을 찾아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제12화 「현대에 재탄생한 흡혈귀, 드라큘라」에서 저자들은 브램 스토커의 걸작 기담소설 『드라큘라』가 널리 알려지면서 루마니아를 발상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세르비아가 발상지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그리고 그들은 흡혈귀의 발상지가 세르비아라는 증거를 뒷받침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헌(1752년 오스트리아 신문)도 발굴했다. 이 문헌이 고증을 거쳐 사실로 밝혀진다면 지금까지 정설로 인정받은 흡혈귀 역사를 전격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