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역사의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가?
근대 역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랑케(L. Ranke)는 이념, 신념, 철학이나 종교에 의해 왜곡되는 역사를 거부하고 정확한 사료를 토대로 과거의 사실, 그 자체가 진실로 어떠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역사가의 임무라고 했다. 반면 크로체(B. Croce)는 역사가의 주관적 견해가 내재 된 기록으로서의 역사를 주장하였다. 우리가 어느 쪽을 지지하든 관계없이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과거의 역사적 사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거울이자, 앞으로 살아가게 될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역사적 사건들이란 사실 그 시대를 살지 않았던 사람들이 당시 어떤 일이 왜 일어났는지를 설명한 것이기 때문에 신화와 전설, 오보와 거짓말, 과장과 각색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관점으로 우리가 상식으로 생각하고 있던 역사를 뒤집어 보고, 그 속에 숨겨진 갖가지 오류를 예리하게 꼬집고 분석한다.
저자 엠마 메리어트는 다양한 사료를 바탕으로 로마제국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로 과장되고 왜곡된 역사적 사건 중에서 정확한 진실만을 분리해 냈다. 가령, 메리어트는 ‘피의 메리’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매우 잔인한 여왕으로 각인되어있는 메리 1세 여왕을 승자에 의해 왜곡된 이미지를 갖게 된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이후의 역사를 신교도들이 썼기 때문에 그녀는 신교도를 처형한 무자비한 인물로 그려졌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는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흥미를 느낄만한 날카롭고도 새로운 시각과 분석이 가득 담겨있다. 이 책을 선택한 독자는 상식적으로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실, 세상에 잘못 알려진 진실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게 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