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건축, 회화, 공예 같은 것을 우리는 흔히 조형예술, 공간예술 또는 시각예술이라 하여 예술의 한 분야로 간주하고 있는데, 불교미술은 바로 불교의 조각, 건축, 회화, 공예 등을 통틀어서 말하는 것이다. 즉 탑(塔), 불상(佛像), 불화(佛畫) 불구(佛具) 등과 같은 숭배 대상의 미술품이 조성되어 불교미술의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1. 탑은 돌아가신 부처님의 뼈[사리(舍利)]를 봉안하는 일종의 무덤이다. 부처님[불(佛), 불타(佛陀)]를 따르던 많은 신도들에게 이러한 무덤은 필수적인 것이었다. 부처님의 어떤 흔적이라도 대해야만 부처님이 말한 그 진리의 말씀도 실감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뼈를 탑에 모신다는 것은, 후대의 불교도들에게는 신앙심의 결정체를 모시는 것이며, 불교의 구체적인 진리에 한층 더 다가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까닭으로 탑은 불교의 대표적인 건축 미술이 되었다.
2. 후대로 내려오면서 탑만으로는 일반 신도들의 신앙심을 만족시켜 줄 수 없게 되자 보다 새로운 대상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타난 것이 탑 주위 난간에 부처에 관한 여러 가지 설화(說話)들을 조각하여 어려운 경전의 내용이나 부처님의 전생 또는 일생을 그림으로 쉽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여기서 한 단계 진보하여 나타난 것이 불상과 보살상(菩薩像), 천부상(天部像) 등이다. 이들은 부처의 얼굴이나 신체를 직접 대함으로써 불교의 진리나 부처님의 경지를 보다 뚜렷하게 인식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3. 불상을 모시기 위해서는 이를 봉안할 집이 있어야 한다. 이 집을 보통 법당(法堂), 정확히 말하면 금당(金堂)이라 한다. 쉽게 말해서 예불당 또는 예배당이다. 불상을 모신 금당은 여러 가지로 장엄하게 꾸며진다. 벽에는 벽화를 그리고, 건물 내외에 수많은 장식을 한다. 여기서 본격적인 불교건축이 등장하게 되며, 벽에 그린 벽화는 불교회화의 새로운 전개로 펼쳐진다. 불화는 세밀하게 묘사하기 힘든 여러가지 불교설화나 다종다양한 경전을 변상(變相)으로 마음대로 그릴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애용되던 불교미술이었다.
4. 불교공예품은 절에서 전통적으로 쓰이던 모든 의식구(儀式具)에서부터 일상의 온갖 생활용품을 망라하므로, 그 종류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불교공예품은 쓰임새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첫째, 소리를 내어 의식의 장엄한 분위기를 살리는 종(鐘)이나 북[고(鼓)]과 의식에 필요한 의식법구(儀式法具)들이 있다. 둘째,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데 사용하는 공양구(供養具)들로 향로, 사리기, 정병, 꽃병, 물병 등이 있다. 셋째, 절의 불교적인 장엄한 분위기를 살려주는 장엄구들인데, 불단, 천개, 당번, 기와 등 같은 것이 이에 속한다. 불교공예는 사원 생활이나 의식에 가장 필요한 것이므로 그만큼 친숙하고 또한 우리를 감동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