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3년 전으로 기억한다. 저자가 DB 전문도서 출판사 대표인 나를 찾아왔다. 전 직장에서 우린 같은 팀이었고, 내가 팀장이었다. 저자가 나를 찾아온 이유는 책을 출간하고 싶어서였다. 최근 Oracle 시스템을 PostgreSQL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그전까지 Oracle 중심으로만 일해온 터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경험을 담은 책을 출간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취지였다. 아직 초벌 원고가 완성된 것도 아니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과연 시장 수요가 있을지 반신반의했기에 더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시간이 흘러 이번엔 내가 저자를 찾아갔다. DB 컨설팅 회사도 함께 운영하는 터라 DB 업계 동향에도 밝은 나는 최근 들어오는 영업 문의가 대부분 DBMS 전환 관련되었다는 사실에 저자가 3년 전에 제안했던 그 책이 번뜩 생각났던 것이다.
그간 IT 생태계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MSA 등을 중심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났고, 최근엔 AI 열풍이 거세다. 그 중심에는 데이터가 있다. 기존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활용하려다 보니 데이터 저장 비용을 계속 낮춰야 했고, 갖은 노력 끝에 기업들은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 쓰지 말자’는 결론을 낸 듯하다.
Oracle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범용 DBMS라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도입 비용과 유지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에 반해, 그것이 가진 기능의 1/10, 아니 1/100도 채 쓰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럴 바엔 기능은 좀 부족하더라도 비용이 현저히 낮은 오픈소스 DBMS를 사용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성능은 분산을 통해 확보한다. 분산 아키텍처가 복잡하긴 해도 사용자 및 데이터 증가에 따른 확장성 측면에서는 유리하다.
운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시스템 특성과 규모에 맞는 DBMS로 전환하는 사례가 느는 흐름 속에 PostgreSQL이 있고, 이 책은 그 흐름에 올라탄 개발자들에게 신선한 바람을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