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정신의학과 교수 김효원·유튜브 〈슬기로운 초등생활〉 이은경 추천★
“우리 아이 국어1등급, 초등 저학년 스마트폰 교육에서 시작해보자”
자녀와 함께 정보를 찾아보고, 맥락을 파악하며
직접 만들어보는 생활 속 교육이 담긴 책
총 아홉 클래스로 이루어진 이 책에는 각각의 디지털 미디어의 특성에 따라 자녀와 함께 정보를 찾아보고, 맥락을 파악하며 직접 만들어보는 생활 속 교육이 담겨 있다. 저자들은 먼저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하는 게임과 유튜브·인스타그램 앱을 수업 도구로 활용한다. 게임 앱을 통해 아이들에게 ‘게임 플랜’과 ‘게임 일기’를 작성하게 하여 ‘게임하는 나’를 돌아보며 스스로를 통제하면서도 글쓰기 훈련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유튜브 앱으로 기후 변화나 교육 문제 등 아이들이 관심 있을 만한 콘텐츠를 함께 시청한 뒤 아이들에게 해당 콘텐츠를 요약하고, 잘 모르는 어휘를 정리해보게 한다. 아이들 스스로 유튜브나 소셜미디어 콘텐츠 기획서를 작성해보도록 한 뒤 콘텐츠 제작 목적에 맞게 콘티, 썸네일 등을 만들면 사고력·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아이들이 한번 보기 시작하면 중단하기 어려워하는 숏폼을 주제로 대화를 나눠볼 수도 있다. 저자들은 아이들에게 왜 긴 영상을 안 보게 되는지, 어떤 영상을 계속 보게 되는지 질문을 던지고 솔직한 대답을 들었다. 그 뒤 유튜브 숏폼 영상 가운데 ‘숏폼이 뇌에 얼마나 안 좋은가’에 관한 콘텐츠를 보여주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했다. 그러자 유튜브 앱을 삭제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유튜브 영상 시청 시간에 관해 스스로 기록해보고 조절하는 아이도 있었다. 저자들은 유튜브나 숏폼은 아이들에게 무조건 해로운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어떤 영상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도록 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문해력을 키우는 핵심 비법은 비판적 사고에 있다”
수많은 정보 속에서 핵심 정보를 분석하고
가짜뉴스를 가려내는 법
저자들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수많은 콘텐츠와 정보 속에서 아이들이 핵심 정보를 분석하고, 왜곡된 정보를 가려 ‘필터 버블’에 갇히지 않는 법에 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이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정보다. 저자들은 기자들이 기사를 쓸 때 팩트 체크 하는 비법을 공개하며, 정보를 접할 때에는 자신만의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출처나 내용 확인, 단어 체크 등을 통해 일반뉴스와 가짜뉴스를 구별하는 법을 책에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아이와 부모가 함께 뉴스 분석 워크페이퍼와 가짜뉴스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며 정보에 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알려준다.
뉴미디어 시대에도 광고, 뉴스 등 올드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정보 읽기는 중요한데, 특히 광고는 시대의 반영이자, 문해력 교육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다.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최근에 유행한 광고들을 살펴보며 어떤 카피가 머릿속에 남는지 뽑아보고, 그 카피를 20자 정도부터 시작해 한 글자씩 줄여나가는 게임을 함께한다면 아이들이 다양한 어휘를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순발력도 키울 수 있다. 그 밖에 뉴스 만들어보기,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마인드맵 그려보기, 논설문 만들기 등 책에 나오는 방법들을 아이와 부모가 집에서 꾸준히 함께한다면, 단기간의 입시 교육에서는 훈련하기 어려운, 언어능력에 관한 기본적인 감과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길러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인공지능을 통해 얻은 정보라고 해도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습니다. 정보는 늘 불완전합니다. 생산된 정보도 불완전하고요. 이 정보를 전달받고 전달하는 인간의 뇌도 불완전합니다. 고의건 아니건 정보는 전달 과정에서 언제나 변형됩니다. 그래서 정보에 접근하는 과정에는 분석과 평가, 즉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문해력을 키우는 데도 이 비판적 사고는 핵심적인 역량입니다.”(106쪽)
“‘마인드맵’을 구성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후 변화’라는 키워드를 가운데에 놓고 생각나는 대로 다음 단어들을 줄로 이어가는 거죠. 기후 변화에서 지구 온난화, 그리고 녹고 있는 빙하, 해수면 상승, 저지대 침수 등등 뉴스에서 사용된 용어와 단어들을 망라하고, 이를 하나의 선으로 연결합니다. 마인드맵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확장하며 창의성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정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기억력과 이해도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글의 논리 구조를 견고하게 만들어낼 수도 있죠.”(211쪽)
“이제 미디어를 ‘조절’할 것이 아니라 잘 ‘활용’해
정보를 얻고, 문해력과 사고력을 키워야 할 때이다”
‘정보의 격차가 부의 격차’가 될 미래,
우리 아이 AI신인류로 성장시키기
스마트폰 속 세상은 집 밖으로 외출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때로 그만큼 아이들이 쉽게 온라인 범죄에 노출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방폭’ ‘떼카’ ‘카톡 감옥’ ‘와이파이 셔틀’ 등 온라인 괴롭힘이 일어나기도 하고, 어른들의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저자들은 집에서 아이들에게 반드시 ‘온라인상의 위협’에 관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거부’ ‘캡쳐’ ‘도움 요청’ 등의 방법을 제시한다.
디지털 세계는 아이들에게 위협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 세상은 변했고 스마트폰은 생활필수품이 됐으며, 모든 정보의 원천은 스마트폰에서 나온다. 많은 학자가 미래에는 ‘정보의 격차가 부의 격차’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그 정보는 ‘아무 정보’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스마트폰 속 수많은 정보를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그중에서 ‘질 좋은 정보’를 가려내고, 해석하고, 활용해야 한다. 저자들은 미디어 리터러시가 디지털 시대에 아이들을 AI신인류로 성장시킬 수 있는 비밀이라고 강조한다. 그것이 이 책을 집필한 궁극적인 이유다.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으로 학습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의 시각에서 왜 스마트폰을 손에서 뗄 수 없는지 이해해보고,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학습 활동을 함께한다면, 아이는 그 속에서 ‘통찰’하는 즐거움을 알아갈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활동들이 부모와의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시켜 아이가 살아가는 그 자체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생각하는 아이’는 스마트폰 중독이 무섭지 않다. 이 책을 읽는 부모님들이 아이를 도와주는 ‘안내자’가 되기를 권한다.
“리터러시 교육의 요체는 ‘읽는다’ ‘생각한다’ 그리고 ‘써본다’입니다. 이 책은 이 과정에 스마트폰을 활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아이들이 친숙하게 느끼고 재미있어하는 게임이나 유튜브, SNS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아이들에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줍니다. 이는 스스로에 대한 객관화, 메타 인지를 자극합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 이것은 스마트폰 사용 수칙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좋은 학습자로서의 자질이기도 합니다.”(243~2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