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평균 수명 14.48세 고양이의 평균 수명 15.45세
15년 이내에 직면하게 될 펫 로스
“미안해!”
눈물이 쏟아지면서 그말이 입에서 그냥 튀어나왔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예정된 이별. 그러나 실제로 ‘그날’을 맞고서야 충분히 예상했다 여겼던 이별에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반려동물을 잃은 직후 느끼는 슬픔과 상실감 같은 정신적 고통을 우리는 ‘펫 로스’라 한다. 사랑하던 반려동물을 잃고 슬픔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펫 로스 기간이 길어지며 수면 장애, 소화 불량 등 신체적 증상으로까지 발전되거나 무기력해진다면 문제가 된다.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에는 펫 로스와 관련된 사람들과 진행한 인터뷰와 설문 조사 결과가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다. 반려묘가 세상을 떠난 이후 섭식 장애를 앓게 된 연예인, 반려견을 잃고 10년 이상 마음이 멈춰 버린 여성, 미국의 펫 로스 사례, 반려동물의 죽음을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장례업자 등 슬픔과 후회, 자책감이 섞인 실례가 공감과 위로를 불러일으킨다. 펫 로스의 사례를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슬픔의 기간을 조금이나마 다독일 수 있는 방법 또한 풍부하게 실려 있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아직 옆에 있을 때 읽어야 하는 책.
예정된 작별을 미리 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작별을 마주하는 법을 알아는 둬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다.
기꺼이 자신의 평생을 내어준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슬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년 가까이 키우던 반려견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진정제를 받으러 동물 병원에 다녀오던 중, 점차 식욕을 잃어 가던 반려견을 위해 ‘순무를 갈아 주면 잘 먹는다’는 말을 떠올리고 슈퍼에 들렀다. 반려견에게 줄 음식을 고르던 중 전화벨이 울렸다. 아내였다.
“민트, 조금 전에 떠난 것 같아.”
“아직 따뜻하니까…… 빨리 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랑하는 반려견이 세상을 떠났다.
반려견 민트를 잃고 이틀 후, 저자는 순무를 보자마자 갑작스레 눈물을 쏟는 기이한 경험을 한다. 반려견을 잃고 슬퍼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충격이 클 줄은 몰랐다. 비통함에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펫 로스의 증상에 저자는 ‘펫 로스’란 실제로 어떤 것인지, 그 충격을 완화하거나 극복하는 방법이 있는 것인지 의문을 품었으나, 그 의문을 해결해 줄 정보를 찾기는 어려웠다. 저자는 자신의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취재를 진행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라는 책이 탄생했다.
반려동물의 수명은 평균 십오 년, 길어야 이십 년이다. 반려동물을 맞아들일 결심을 하는 순간부터 반려인은 예비 펫 로스 대상자가 된다. 반려동물을 사랑했고 함께했던 순간이 기쁘고 행복했던 만큼 펫 로스는 크고 거센 파도처럼 밀려온다. 이별 후에 슬프고 이별 후에 상심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지만, 그 슬픔이 몇 년 동안 지속된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
사랑하는 가족이자 친구였던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났으니 슬퍼하고 상실감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이를 이상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사정은 바로 옆나라인 일본도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의 시선에 못 이겨 억지로 슬픔을 묻는 사람들도 종종 보인다.
상실에 슬퍼하고, 상실의 대상을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펫 로스를 대하는 이러한 인식을 재고해야만, 비로소 펫 로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해당 도서는 펫 로스는 슬퍼해도 괜찮다는 마음에서부터 회복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이겨 내려 하지 않아도 된다.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며 그 슬픔을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이자. 그것이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추억을 지닌 주인이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