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을 이뤄가던 잔잔한 서른여섯 인생에 폭풍처럼 들이닥친
믿을 수 없는 행운 혹은 불행?
짝사랑하던 남자에게 고백받는 날이자, 서른여섯 번째 생일.
설레는 마음으로 길을 나선 조시에게 교통사고가 일어나는데…
곧 서른여섯 살을 앞두고 있는 조시는 브루클린의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독신 여성이다. 영국에서 취업을 위해 뉴욕으로 넘어온 그녀는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항상 있었지만, 직장에서도 차차 성과를 내고 있었고 희망이 없어 보였던 연애도 곧 잘 풀릴 예정이었다. 다른 여자와 동거 중인 남자, 피터를 짝사랑한 지도 벌써 2년째. 조시와 피터는 합창단에서 듀엣곡을 함께 연습하며 차차 가까워지기 시작하고, 마침내 피터는 조시에게 끌리는 마음을 인정한다. 조시는 너무나 기뻤지만, 그가 현재 동거 중인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하기 전엔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데…
피터는 조시의 생일 전까지 동거 관계를 정리하기로 약속하고, 얼마 남지 않은 조시의 생일이 성큼 다가온다. 친구들과의 멋진 저녁식사와 썸남의 정식 고백이 기다리고 있던 서른여섯 번째 생일.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로 향하던 순간, 모든 것이 뒤바뀐다. 3년 전에도 자전거 사고가 있었던 바로 그곳에서, 다시 한번 자전거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하면서.
사고 후 눈을 떠보니 처음 보는 잘생긴 남자가 손을 꼭 붙잡고 있고,
모두 그가 조시의 남편이라고 말한다. 그것도 결혼한 지 3년이나 됐다고?
예정된 저녁식사 자리가 아닌 병원에서 깨어난 그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군살이 붙어있던 몸은, 항상 꿈꿔왔던 완벽한 몸매가 되어있었고 로맨스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화려한 외모를 가진 재벌남이 그녀의 남편이었다. 그는 어찌나 자상하고 부자인지, 맨해튼 한복판에 그녀의 이름을 딴 건물을 지어 결혼 선물로 가져왔다는 게 아닌가!
하지만 조시는 도저히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당장 며칠 전 피터에게 고백받기로 한 것은 물론 3년 전에 있었던 일들 하나하나 생생히 기억나는데,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자신의 남편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3년간의 일들은 그녀의 기억과 전혀 다르다. 모두들 그녀가 사고의 충격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이라 말하지만… 조시는 끊임없이 이 상황을 의심하고, 납득하기 위해 노력하다 마침내 결론 내린다.
“내 인생은 3년 전에 갈라졌어요. 그래서 당신을 만난 인생과 안 만난 인생으로 나뉘었어요. 난 3년 전 그날 자전거를 탔다가 위험천만한 사고를 당해서 발목을 삐고 컨퍼런스에 못 갔죠. 그래서 거기 있던 당신을 만나지 못했어요. 그런데 최근 자전거 사고가 났던 그 지점에서 나는 다시 이 시간선으로 들어와 버린 거예요. 3년 전 가지 않았던 인생길로요.”
원래의 삶보다 섹시한 몸매, 완벽한 남편, 훨씬 멋진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세상,
이곳은 여러 우주 중, ‘조시’가 가장 성공한 평행우주가 아닐까?
완벽해 보이는 이 ‘평행우주’의 삶엔 치명적인 단점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그녀가 사랑해 마지않는 가족, 오빠가 불의의 사고로 이미 사망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녀가 몇 년간 짝사랑해 온 피터가 이미 결혼해 아이까지 가졌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라면 비록 몇 가지 단점은 있지만 완벽해 보이는 이 평행우주 속 삶에 남을 것인가, 원래의 내 삶을 되찾기 위해 애쓸 것인가?
그리고 ‘내’가 이 완벽한 조시의 삶 속에 들어와 버린 거라면, 원래 이 삶의 주인이던 ‘다른 조시’는 과연 어디로 갔을까? 내 멋지고 쾌활한 썸남은? 그리고 사랑해 마지않는 오빠 데이비드는…?
완벽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였던 평행우주 속 ‘다른 조시’의 상황도 그리 평탄한 것만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사고로 깨어나 보니 호화로운 펜트하우스는 어디 가고, 조그만 아파트가 내 집이라니. 게다가 잘생기고 섹시한 데다, 돈까지 많은 완벽한 남편은 ‘이 세계’에선 다른 섹시한 여자를 사귀고 있다. 정신없는 이 상황을 정리하던 중, ‘이 조시’의 휴대폰 목록에서 이미 3년 전 죽었던 오빠 데이비드의 연락처를 발견하고 ‘이 우주’에선 자신의 오빠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3년 내내 자책하던 오빠를 만나볼 수 있다니… ‘다른 조시’는 일단 만사 제치고 오빠부터 만나러 향하는데…
과연 ‘두 조시’는 바뀌어 버린 자신의 삶에 안주하고 살아갈 것인가, 원래의 삶을 되찾기 위해 발버둥 칠 것인가. 어느 날 갑자기 평행우주 속으로 떨어져 버린 ‘두 조시’의 흥미로운 선택들이 독자의 앞에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