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 시인
눈물로 전기를 만들 수 있대
눈물 발전기를 돌리려면
그 많은 눈물은 어디서 만들지?
동생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모을 수 있을 거야
내가 태어난 병원에서
할머니가 돌아가신
장례식장에서 모을 수 있겠지
단체로 체육관에 모여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드라마를 켜놓고
눈물을 쥐어짜 낼지도
눈물 잘 흘리는 비법이 떠돌고
밤에 몰래 모아둔 눈물을 훔쳐가거나
빗물을 눈물이라고 우기기도 해
눈물이 말라 없어질 때까지
세상 모든 눈물을 모아
창문마다 환하게 불 밝히고
골목마다 가로등을 켜겠지
눈물은 귀하고 귀해지겠군
- 임수현, 「환한 집」 전문
임수현 시인
2016년 《창비어린이》 동시 등단, 2017년 《시인동네》 시 등단했다. 시집 『아는 낱말의 수만큼 밤이 되겠지』, 동시집 『오늘은 노란 웃음을 짜 주세요』 『미지의 아이』(공저), 청소년시집 『악몽을 수집하는 아이』가 있다. 2019년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 『코뿔소 모자 씌우기』로 창비 좋은어린이책 공모 우수상을 수상했다.
■ 초대 시인
부르는
입 모양이
가장 예쁜 꽃
“엄마〜”
-류일화, 「엄마」 전문
류일화 시인
시인, 작사가, 꽃차소믈리에. 《한국작가》 시 등단, 《한맥문학》 동시 등단. 시집 『아이리스』 『바다를 끌고 간다』 『한 송이 꽃잎이었다』, 동인작사집 『낮은음자리』가 있음. 〈간이역〉 외 대중가요 다수 발표. 한국문인협회, 한국작가협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건국꽃차문화협회 회원. 제24회 영랑문학상 우수상 수상.
■ 책 속에서
우리 윗집은 거인이 산다.
한 시간마다 쿵, 쿵, 쿵
두 시간마다 쿵쾅쿵쾅
세 시간 후 쿵 따다닥, 쿵 따다닥
네 시간 후
어, 왜 조용하지?
30분 후
쿵, 쿵쾅, 쿵 따다닥, 다다닥
으악 이건, 지옥이야.
- 김지환, 「윗집」 전문
슥삭슥삭
크레파스는 마술사
빨강, 노란, 분홍은
봄꽃을 그리고
초록 파랑 보라는
나뭇잎 파도 포도를 그리고
노랑과 주황 갈색은
단풍과 들판 울긋불긋 산을 그리고
하양과 검정은
앙상한 나뭇가지와 하얀 눈 그리는
슥삭슥삭
크레파스는 사계절 마술사
- 김소은, 「크레파스는 마술사」 전문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새가 되고 싶어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이 되고 싶어
칙칙폭폭 칙칙폭폭 기차가 되고 싶어
새가 되고 물이 되고 기차 되어
북한 땅 마음대로 가고 싶어
- 강태경, 「새와 물과 기차」 전문
개인 정보는
쉬!
안 돼.
남 탓은
쉬!
안 돼.
힘든 친구는
쉬!
아무도 모르게 도와주기
- 김설, 「친구 사랑」 전문
악어는 입이 크다.
큰 입으로 작은 물고기를 꿀꺽
이상하네?
입이 큰데 왜 작은 걸 먹지?
악어는 책에서는 초록색이었는데
실제로는 검정이다.
이상하네?
왜 초록색으로 그릴까?
악어는 도마뱀보다
46배나 크다.
그럼,
도마뱀보다 얼마나 더 무거울까?
- 김성현, 「악어」 전문
아빠는
엄마가 요리할 때 예쁘대요.
엄마는
아빠가 청소할 때 예쁘다고 해요.
아빠는
내가 공부할 때 젤 예쁘다고
엄마는
동생이 잘 놀 때 젤 예쁘대요.
그래서 우리 가족 예쁜 가족 됐어요.
- 이예림, 「예쁜 가족」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