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중학생이었을 때는 경시대회 붐이 일고 있었습니다.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수학경시대회를 비롯하여 많은 경시대회가 있었고, (현재는 영재학교로 바뀐) 과학고에는 경시대회 특차전형도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꽤 많은 수학 교재들을 혼자서 풀어보고, 영재센터에서 수업을 받기도 하는 등 수학에 한참 재미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출전하는 수학경시대회마다 입상을 하는 실력도 갖추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특차전형으로 경기과학고등학교에도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수학에 남다른 흥미와 자신감이 있었던 저는 여러 경시를 찾아보며 도전하였고, 그러던 중 KMO(The Korean Mathematical Olympiad)를 알게 되었습니다. 영재학교 특차전형 합격자도 넘지 못한 KMO의 벽 입상을 확신하며 응시했지만, 시험 보는 내내 ‘왜 이렇게 안 풀릴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문제를 푸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고 당연한 결과로 입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출전하는 수학경시마다 어렵지 않게 입상을 해왔었는데, 유독 KMO에서만큼은 입상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2013년, 우연히 기회가 되어 경시대회 준비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이때 KMO 기출문제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정수론에 등장하는 이론이 몇 개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꼭 필요한 내용들이 정리된 정수론 교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부터 「수학, 아는 만큼 보인다」의 구상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러던 중에 대치동에 있는 KMO 학원으로 옮기게 되었는데, 이때 대형 학원의 교재를 접하게 되면서 KMO에 대한 새로운 눈이 뜨이기 시작했습니다. 대형 학원의 교재를 가지고 이론반, 실전반, 최상위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왜 내가 학창시절에 KMO에서 입상할 수 없었는지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게 되는 사건을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평소에는 특별히 교안을 보지 않아도 어려움없이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는데, 어느 날 실전문제 앞에서 당황하게 되는 일이 생긴 것입니다. 학생들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문제를 잘 풀어내긴 했지만, 만약 이론반에서 가르쳐보지 않았다면 그 문제를 못 풀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에 아찔해졌습니다. 지난 시절, KMO의 벽을 넘을 수 없었던 이유 역시 이론의 부실함이었음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고난도 수학을 향한 첫 단추, 정수
그때, 대형 학원에서 KMO를 배우고 있는 학생뿐만 아니라 독학으로 공부하는 학생도, 지방에 있는 학생도 수학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쉽고 확실하게 잘 배울 수 있는 이론 교재가 반드시 있어야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방에 있는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시중에 나와있는 경시 교재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입문용 교재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그리하여 2013년도에 시작했던 이론 교재를 바탕으로 하여 오랜 기간 KMO를 직접 공부하고, 직접 가르쳐보기도 하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정리하여 「수학, 아는 만큼 보인다」 시리즈 중 첫 번째인 아만다 정수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경시뿐만 아니라 모든 문제는 내가 아는 만큼만 보이기 마련입니다.
우리 학생들의 ‘아는 수준’을 높이면 문제를 푸는 수준은 높아질 것이고, 문제를 푸는 수준이 높아진 만큼 점수도 높아지리라 확신합니다. 오랜 기간의 고민과 배움을 통해 얻은 내용들을 담아낸 이 책을 통하여 많은 학생들의 정수 공부가 더 재미있어지기를, 경시입문의 장벽이 더 낮아지기를, 수학적 사고가 더 넓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학생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목표에 더욱 가까워지는 좋은 성과를 얻기를 기원합니다.
저자 김용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