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샘』 황운연 작가의 자연생태 두 번째 이야기
섬진강의 본격적 생명 이야기!
섬진강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이런 것들이 나온다.
섬진강 메기매운탕, 섬진강 대나무 숲길, 섬진강 맛집, 섬진강 재첩국, 섬진강 벚꽃길, 섬진강댐, 박경리 소설 토지, 최참판댁, 평사리, 화개장터... 등 거의 먹거리, 놀거리가 섬진강을 대변한다. 섬진강을 주제로 한 책 또한, 섬진강과 주변 고장의 내력, 유적의 역사나 전설, 풍경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이 책은 다르다. ‘강의 기억’을 불러내어 광대한 습지와 백사장을 펼쳐놓는다. 그곳에는 생명들로 먹이사슬이 촘촘했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던 기억이다. 저자는 원시 강을 통해 오늘날 섬진강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밝힌다.
저자는 ‘홀로 흐르지 않는 강물’에서 ‘강의 숨결’을 읽는다. ‘강의 숨결’이 뭇 생명을 일으키니. 온갖 생명이 깨어나 풍요롭다. 『강의 숨결』이 이 책의 제목인 이유다. 강물을 만난 생명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다.
『강의 숨결』은 본격적인 생명 이야기이다. 인간의 문명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자연과 생명의 눈으로 접근하고 통찰하였다. 강의 관점을 통해,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섬진강의 숨결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저자는 섬진강의 생명을 관찰하기 위해 두 해를 섬진강 주변에서 보냈다. 아침 안개로 시작하여 붉은 노을을 안고 돌아선 나날들이다. 필자가 회상하는 어느 하루는, 강물에 마음을 실었던 숱한 나날을 보여준다.
“나는 이 시기에 원시(原始)를 향한 갈증에 목말라서 살았다. 새벽이면 일어나 섬진강으로 달려갔고, 거기서 때로는 수달을, 때로는 꼬마물떼새를 만나 황홀감에 젖었다.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온통 정신이 팔려서 말이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면, 배는 고파오고 해가 벌겋게 무등산 등성이에 오르곤 했다.”
- 본문 중에서 -
이 책에 등장하는 ‘섬진강 사람들’은 섬진강에 기대어 함께 울고 웃으며 살아온 이들이다. 섬진강을 닮은 사람들이다. 강의 자연과 생태에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몸으로 풀어내는 이들이다. 저자가 그들과 동행하며 섬진강 생명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 또한 자못 흥미롭다.
섬진강 탐사에서 우러난 세세하고도 생생한 생명 이야기. 섬진강의 재발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