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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함께 있다는 것

지금 여기 함께 있다는 것

  • 제임스 퍼거슨
  • |
  • 여문책
  • |
  • 2024-07-12 출간
  • |
  • 132페이지
  • |
  • 128 X 188 X 105mm
  • |
  • ISBN 9791187700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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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제임스 퍼거슨은 우리가 살아가는 구체적 삶에서 물리적으로 연결된 취약성을 환기하고, ‘현존presence’, 즉 여기에 함께 있다는 단순한 사실 위에서 공생의 자리를 구축하고자 한다. 내가 그를 알지 못해도, 굳이 그를 돕고 싶지 않아도 이미 지척에 있는 그와 ‘몫share’을 나누는 행위가 빈번히 발생한다면, 그가 ‘여기’에 존재한다는 명확한 사실 자체를 정치적으로 중요한 분배의 근거로 삼을 순 없을까? 시민과 국민을 가르는 배타적 성원권 대신, 우리가 이주민이나 난민과 이미 물리적으로 인접해 살아간다는 경험적 사실을 나눔의 근거로 삼는 세계는 지금과는 어떻게 다른 미래를 열어젖힐까? (중략)
나는 ‘갈 데까지 간’ 지금이야말로 기본소득으로 축소되었던 분배 논의에 제대로 불을 지필 때라고 생각한다. 사회를 짓누르는 긴장과 울화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어떻게 인‘간間’으로서 기어이 삶을 살아내고 있는지, 하루하루의 삶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현존을 통한 실천으로 몫을 확보해내는지 자세히 살피고, 그 토대 위에서 새롭게 분배정치의 대안과 전략을 만들어가야 할 때다. 이 책이 분배에 관한 사유와 실천적 대응을 확장하는 촉매가 될 수 있길 바란다.
_ 조문영, 「해제」 중에서

◆ ‘현존’에 기반을 둔 새로운 정치적 전략을 찾아야 할 때

퍼거슨은 ‘현존’을 “다른 사람들과 물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상태”, “살아 있을 뿐 아니라 암묵적으로는 적어도 최소한의 인정과 의무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여기, 우리 안에 있다는 구체적이고 사회적인 사실”, “노동이나 시민권에 기반을 두지 않은 (넓은 의미의) ‘소유권’”, “모든 문제점까지 공유한 채 비자발적으로 공존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그런데 이 정의만으로는 ‘현존’의 실체가 명확하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저자는 이렇게 덧붙인다. “현존이라는 것은 글로 표현할 수도 없고 자명하지도 않다. 현존은 정치적·사회적 인식과정을 통해 그 자체로 인정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현존은 구체적인 삶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득되어야 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현존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프리카의 미니버스 택시를 소개한다.

“올리브를 담은 바구니 같은 것을 들고 있는 승객들을 잔뜩 밀어 넣고는 과적상태로 달리는 게 일상이다. 덥고 땀내 나고 불편하며, 때로는 위험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종의 사회성을 공유하는 현장이기도 하며, 최소한의 예의범절과 시민행동의 원칙을 모두가 존중하는 곳이기도 하다. (중략) 여기에 사회적인 계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진정한 상호주의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공유요구에 더 가깝다. 새로운 승객이 올라타면 우리에게는 의무가 주어진다. 단지 나와 같은 요구를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이 나타났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정도의 공간은 포기해야 하고,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68~69쪽)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의 ‘지옥철’, ‘만원버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동안 별로 의식하지 못했을 뿐, 우리 대부분은 날마다 이렇게 타인과 사회성을 공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때 ‘얌체’ 짓은 금물이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므로. 저자는 이렇듯 일상에 실재하는 ‘현존’을 기반으로 새로운 정치적 전략을 찾아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한다.

◆ ‘사회’란 무엇이며, ‘사회적 의무’란 무슨 의미일까?

퍼거슨은 “개인 간의 단순한 집합이나 연합이 아닌, 구성원들이 구속력 있는 의무로 묶인 특정한 종류의 집단적 자아”가 ‘사회’라고 정의하면서, 사회라는 최소한의 개념이 없다면 ‘사회적 의무’라는 것을 이끌어낼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사회적 의무는 한마디로 ‘지분(몫)을 나누는 것’이다. 동시에 저자는 자신의 논지를 다음과 같이 명확히 밝힌다.

“‘지분을 나누는 것’이 환영할 만한 유토피아적인 이상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현존함으로써 가능해진 지분 덕에 치열한 경쟁이 촉발되기도 한다. 진흙탕 싸움을 벌인 끝에 대부분의 경우 마지못해 강제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여기서 공유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공유요구’의 결과다. 종종 한심할 정도로 작은 ‘지분’은 인심이 좋아서 주는 것이 아니다. 인심은커녕 현존하는 자체로 지분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기에 어쩔 수 없이 받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명확한 비유토피아적 정치과정에 대한 내 접근방식은 보편적인 공유가 영원히 행복한 세상의 하늘에 그려놓을 상상 속의 파이를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다.”(84쪽)

◆ 국민국가 프레임에서 벗어나 ‘우리’라는 감각 확장하기

여기서 “우리는 아직도 사회는 회원제 조직이라는 19세기의 낡은 생각과, 사회를 규정하고 범위를 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국민국가라는 전제에 사로잡혀 있다. 이러한 개념은 사회과학이 태동한 핵심이며, ‘사회보험’, ‘사회복지’, 여타 ‘사회정책’의 기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시대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한 지금, 권한을 부여받은 국민국가 구성원의 집합체와 ‘사회’가 같은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우리는 엄청난 실패를 겪어야 했다”(48쪽)라는 저자의 지적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요즘처럼 심각한 저출생과 인구절벽에 골치를 앓고 있는 한국의 경우, 취업, 이민, 유학, 관광 등의 이유로 주위에서 흔하게 마주할 수 있는 외국인의 수가 전체 인구의 약 5퍼센트에 달해 있고, 앞으로도 그 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기에 포용이 아닌 배제의 속성을 가진 국민국가의 ‘성원권’이나 ‘시민권’이라는 틀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는 우리와 매우 가깝게 있는 어떤 사람들이 관념 속의 선 너머에 있다는 이유로 존재를 인식할 수 없다면, 선 안쪽에 있다고 하더라도 외국인인 경우 ‘여기 우리와 함께’ 있는 존재로 인식하기에 충분치 못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혐오에 대해 연구해온 민속지학자들이 오래전부터 기록해왔던 일종의 사회적 사각지대 때문에 우리는 바로 앞에 있는 사람들의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89쪽)라는 저작의 지적을 진지하게 되새겨야 한다. 이제는 웬만한 식당이나 가게에서 외국인이 주문을 받는 게 아주 친숙한 일상이지 않은가. 저자는 현존에 기반을 둔 정치가 강화되고 확장되면 어떤 모습이 될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희망적인 경우는, 직접적이든 아니든, 우리의 사회적 의무에 대한 인식이 더 강력하고 탄탄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를 통해 너무나 오랫동안 사회와 의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지배해온 기존의 국민국가 프레임을 붕괴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된다면 경로를 약간만 바꾸면 지금으로서는 도달할 수 없어 보이는 정치적 결과물을 얻을 기회가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머리말에서 언급한 전 지구적 기본소득과 같은 전 세계적 재분배 제도가 거기에 포함될지 모른다.”(96쪽)

물론 저자 스스로 “너무 낙관적인 생각인지도 모르겠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러나 “새로운 사회적·정치적 형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그다음에는 무엇이 올지 알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고, 가능한 미래의 경로를 그려볼 수 있는 상상력을 키워주기 때문”인 동시에 ‘현존’과 사회적 의무에 대한 실질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면 향후 새로운 분배정치가 “전 세계적으로 확장되어 포용의 지평을 넓혀갈 수 있”으리라 보기 때문이다. 해제를 쓴 연세대 조문영 교수의 평처럼 “전염병, 전쟁, 기후재난 등 예측불허의 행성적 위기에도 생존과 안전을 향한 고투가 개인과 가족으로 내파內破될 뿐인 시대를 감당하기 힘든 독자라면, 이 책은 충분히 의미 있는 위로와 자극이 될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우리’라는 감각을 온몸으로 체득해온 한국인은 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우리’의 소중함과 의미를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먼저 “‘우리’라는 감각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성원권의 범위와 정치적 연대의 폭을 넓”혀가는 과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조만간 완전히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을 현실화하면서 세계를 이끌어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내 코가 석 자’라는 이기적이고 편협한 인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목차

해제: 조문영(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머리말: 팬데믹 속에서 사회가 갖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며

1장 논의의 출발: 사회적 의무가 왜 필요할까? 왜 지금?

2장 현존과 사회적 의무: 나눔에 관한 에세이
인류학적으로 접근하는 사회적 의무
_ 나눔의 확장
지구 차원의 현존 정치를 향해서
결론

3장 부록: 일부 이론적인 대조와 설명
사회인류학의 전통과 ‘관대함’에 대한 분석
_ 뒤르켐
_ 데리다
_ 차터지
_ 아렌트
_ 버틀러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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