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의 정치 역정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역사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 역정은 대한민국 현대사, 특히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 인권, 평화를 위해 김대중 대통령은 목숨까지 바칠 각오로 투쟁하는 중에 다섯 번의 죽을 고비를 겪고, 6년간 감옥 생활을 하고, 40여 년간 망명, 연금, 감시를 당하였다. 그러나 그는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한 번도 좌절하거나 불의한 세력과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역사와 국민을 믿었다. 마침내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50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적, 수평적,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냈고, 집권하여 자신의 민주주의, 인권, 평화에 대한 철학과 사상을 정책으로 실천해냈다. 이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인권, 평화는 김대중 대통령 ‘이전’과 ‘이후’로 나뉘었다.
여기서 강조할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주의, 인권, 평화는 이념이나 학술적 개념이 아니라 목숨을 건 실사구시의 실재였고, 또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주의, 인권, 평화는 과거와의 투쟁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는 민주주의, 인권, 평화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실사구시’와 ‘미래’ 지향성, 그리고 ‘실천’은 김대중 대통령의 모든 정책분야에서 나타나는 특징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일생 동안 주창해 온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 의회민주주의, 참여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를 포함한 다양한 정치이념으로 채워진 민주주의였다. 또 김대중 대통령은 ‘자연의 생명붙이에도 생명권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자연과 평화·상생하는 ‘코스모 민주주의’를 주창했다. 따라서 김대중 대통령 시기에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전대미문의 폭과 깊이를 경험했다.
이 책의 집필에 참여한 여섯 명의 학자들은 역사학, 정치학, 사회학, 법학 등 다양한 학제의 관점에서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김대중 정부 시기의 정당정치 및 시민사회의 제도화, 인권 제도의 발전과 자유권·사회권의 확대, 그리고 국제비교 관점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조명하였다.현재 시점에서 그와 같은 김대중 정부의 역사적 기여와 그 이면의 한계들을 학문적으로 정리하고 평가하는 일은, 정치인 김대중과 민주화 투쟁의 참여자들이 표방했던 민주주의와 인권, 평등, 평화의 이상에 한국사회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변화의 과정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