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물체가 자연에서 허용된 최대한의 속도인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되는 아주 강한 중력장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연구하는 분야가 상대론적 천체물리학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이 바로 블랙홀이다. 블랙홀이 실제 존재하는 지에 관해 의구심도 있었지만, 2020년 로저 펜로즈, 라인하르트 겐첼, 엔드리가 게즈는 블랙홀의 존재가 일반 상대성 이론의 강한 증거라는 것을 증명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지구의 중력하에 있는 우리는 아무리 힘껏 뛴다 할지라도, 다시 지표면을 향해 떨어진다. 중력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탈출 속도를 넘어서야 한다. 이때 탈출 속도는 천체의 질량에 비례하기에, 천체의 질량이 충분히 크면 빛의 속도보다 큰 탈출 속도가 요구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우주의 모든 것은 빛의 속도라는 한계 속도를 가지게 되며, 이러한 빛조차 탈출하지 못하는 검은 별이 바로 블랙홀이다. 블랙홀의 존재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한 사람은 영국의 존 미첼이었다. 그는 1783년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을 기반으로 논리를 전개해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별이 존재할 수 있음을 예측하여 이를 암흑 별(dark star)라 이름붙였다. 또한 이런 암흑별은 주변의 공전하는 별들의 운동을 통해 간접적인 관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하였는데, 이는 겐첼과 게즈가 실제로 블랙홀을 관측한 방법과 비슷하였다. 1915년 발표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은 ‘장방정식’으로 표현되는데, 이 방정식의 해는 독일의 슈바르츠실트에 의해 처음으로 제시되었다. 슈바르츠실트의 결과에는 특이한 점이 존재하는데, 이는 미첼이 예견했던 암흑 별과 같은 성질의 것이었다. 이후 블랙홀은 상대론적 천체물리학과 현대 우주론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되어왔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