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은 관성이 있다
쉽게 바꾸거나 억누를 수 없는
본능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자연스럽게 표출되고 쉽게 바꿀 수 없다. 그렇다면 커뮤니케이션은 어떨까? 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된 정보를 접한 사람의 머릿속엔 생각이 떠오른다. 그 때 떠오른 생각의 본능에 따라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내칠 수 있다. 조금 더 쉽게 받아들일 수도 또는 어렵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여기서 커뮤니케이션의 성패가 갈린다. 극단적으로 생각의 본능을 신경 쓰느냐에 따라 내 말이 사람을 움직이는 메시지(message)가 될 수도 있고 거부감만 일으키는 허튼소리(mess)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생각의 본능을 잘 이해하고 존중하며 사귀어야 한다.
생각의 본능을 정의하는 ‘게으름’과 ‘감정’
그리고 닫힌 마음을 열어줄 7가지 생각의 본능
생각 본능의 바탕에는 두 단어가 자리 잡고 있다. 바로 게으름과 감정이다. 하버드대학의 제럴드 잘트먼(Gerald Zaltman) 교수는 인간 사고의 95%가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생각의 게으름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본능이다. 때문에 우리는 빨리 생각하고 바로 판단하는 단서중심적 사고인 ‘휴리스틱’에 의존한다.
생각의 본능이 게으름에 좌우된다면 커뮤니케이션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이성일까 감성일까? 저자는 커뮤니케이션은 감정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사실과 정보만 주고받으려 해도 결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끝에 남게 되는 최종 결과물은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는 내용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는 상대방에게서 느껴지는 감정에 의해 더욱 쉽게 판단하려는 본능을 갖게 된다.
30년 경력의 광고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저자는 게으름과 감정, 두 단어가 녹아든 생각의 본능을 크게 7가지 본능, 즉 ‘절약본능’, ‘직관본능’, ‘감정본능’, ‘편안함추구본능’, ‘일탈본능’, ‘틀짓기본능’, 그리고 ‘자기중심본능’으로 정리한다. 만약 상대의 게으르고 싶어 하는 본능을 이해하고 그 감정에 거스르지 않을 때, 우리는 진정 상대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오프너를 쥘 수 있게 될 것이다.
인간본성을 거슬러라!
생각의 본능 컨트롤하기
본능을 가진 사람들 상호 간에 일어나는 소통에는 자연스럽게 각자의 본능대로 이야기하고 싶은 충동이 함께한다. 그렇기에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말을 잘하고 잘 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는 곧 내 생각의 본능을 얼마나 컨트롤할 수 있느냐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본능대로 핵심만 듣고 싶어 하는 이를 위해 설명하고 싶은 본능을 억누르고, 익숙하고 싶어지는 본능을 억눌러 왜(why)를 묻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 본능을 소개하기 위해 다양한 광고 사례를 담았다. 하지만 단순히 더 나은 광고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책은 아니다. 유달리 마음을 흔드는 어떤 정치인의 한마디처럼, 유달리 귀에 깊숙이 꽂히는 어떤 목사님의 설교처럼, 이 책은 유달리 타인의 마음을 흔들어야 하는 이들을 위한 사람공부법을 담았다.
커뮤니케이션의 진정한 힘은 사람을 움직이는 데 있다. 마케터와 광고인은 어떻게 말해야 소비자를 움직여 물건을 사게 할지 고민하느라 머리를 싸맨다. 정치인은 표를 위해 온갖 말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으려 애를 쓴다. 목사님, 스님들은 설교와 설법을 통해 경전대로 신도들을 움직이려 한다. 그뿐만 아니다. 우리는 모두 사람을 움직이고 싶어 한다. 이 책을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