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으로 보는 생물 현상
이 책은 진화론의 계보학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책은 아닙니다. 그런 역사적인 과정을 보여주기보다는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혹은 궁금해 했던 생물들의 여러 현상들을 현대 생물학의 진화론으로 해석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진화론의 총론에 해당하기보다는 각론에 해당하는 책이죠. 진화론을 그래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하는 독자들도 이 책을 보면서 무척이나 흥미로울 것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편집자 입장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사례는 ‘할머니들의 존재 이유’를 생물학적인 입장에서 해석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또한 생식기관이 가장 진화의 속도가 빠른 기관이라는 소개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생물들의 목적이 DNA의 전달이라는 측면에서는 어쩌면 정말 당연하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독자들도 이 책을 볼 때, 진화론으로 해석하는 생물들의 모습과 현상들이 무척이나 흥미롭고, 뭔가 뒤통수를 한 대 맞는 듯한 ‘마인드퍽’을 많이 경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에는 이런 내용들이 실려있습니다.
1장에서는 생물의 최초의 기원과 진화의 과정을 과거로 돌아가기라는 가정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그리고 진화는 복잡성을 향해 가는 어떤 과정은 아니라고 그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화는 긴 시간에 걸쳐 이뤄지는 맹목적인 과정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2장에서 이 책은 생명의 정의에 관한 논란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령 바이러스는 생명의 정의에 따르면 생명체인 것인지, 프라이온은 살아있는 생명체인가를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명체에 대한 정의에 대한 마인드퍽을 시도합니다.
3장에서 죽음을 생물진화론의 입장에서 살펴봅니다. 왜 우리는 반드시 죽고 마는 것일까요? 아우구스토 바이스만은 ‘개체가 나이가 들어 사망하는 것은 단순히 젊은 개체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이 설명을 그는 곧 포기합니다. 이 주장은 진화가 어떤 목적이 있다는 사고를 내포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진화는 목적이 없는 맹목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위 설명은 성립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저자는 자연선택설로 죽음을 설명하는 이론을 소개합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40~50대에 주로 발병하는 암을 자연 선택 이론으로 설명합니다.
4장에서는 성별과 번식과 관련된 생물학적 주제들을 소개합니다. 왜 정자는 난자보다 작은지, 또한 성별은 2개만 존재한다는, 그리고 성은 고정된 것이라는 우리의 일반적인 사고에 마인드퍽을 시도합니다.
5장에서도 성과 관련된 생물학적 접근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성을 소개하면서 먼저 바나나를 예로 듭니다. 진화생물학자들의 관점에서 번식을 위한 성교는 무척이나 비효율적이라고 바라봅니다. 새로운 개체 하나를 만들기 위해 둘이 필요하니 말이다. 그렇지만 단성 생식에 비해서 유성 생식이 갖는 장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은 의문점들을 소개합니다.
6장에서는 생물체들이 왜 여러 개의 세포로 구성되는지를 소개합니다. 진화의 역사에서 최근에 발견되는 화석들에 의해 의문을 갖는 문제의식을 소개하고 생물체들이 왜 단세포 유기체에서 다세포 유기체로 생명체를 복잡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생물학계의 가설을 소개합니다.
7장에서는 유전자 근사성이 협력의 동력이라는 생물학적 접근을 보여줍니다. 이런 유전자 근사성에 의해 동물들 그 중에서도 진사회성이 있는 동물들의 협력이 가능함을 설명합니다. 이것은 생물계에서 어떻게 협업이 작용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일반적인 협업을 하는 세포라는 틀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 암세포이고, 그러한 암세포의 특성을 이용한 치료 방법의 시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8장에서는 눈과 색깔에 대한 생물학적 설명을 보여줍니다. 지적설계론자들의 주장을 소개하면서 그에 대한 반론으로 생물계의 수많은 다양한 눈의 형태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우리 인간 눈의 구조와 현재 우리 인류의 눈이 어떠한 진화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눈의 구조와 기능을 가지게 되었는지 설명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각하는 색에 대한 설명을 시도합니다.
9장은 호주의 토끼와의 전쟁에서 패한 과정을 살피면서 Covid-19의 변화 과정, 그리고 앞으로 나타날 질병에 관한 이야기를 진화의 과정에서 살펴봅니다.
10장은 2부의 첫 장으로 인간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는 만약에 외계인이 지구에 온다면 인간을 가장 관심있는 생물로 연구할 것인지 논해봅니다. 그는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외계인들이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질만한 종이 안 된다며, 진화의 역사에서 인간의 지위는 우월한 위치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11장은 인간의 진화 매커니즘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사이에 있었을 법한 가설로 인류의 진화를 설명합니다. 또한 아프리카에서 시작한 인류가 어떻게 세계 각 지역으로 흩어져 갔으며 유전자들은 우리에게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설명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인간이 교배종이라는 다소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주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2장에서는 인간 자체가 진화의 증거인 것들을 보여줍니다. 여기에서 유전적 진화와 가소성의 차이를 설명하고, 숨을 오래 참도록 진화한 민족, 유럽 백인들의 키가 20세기에 커진 이유 등으로 구분해서 설명합니다. 또한 폴리네시아섬 주민들의 비만이나 비소에 내성이 있는 안데스 산맥의 사람들도 역시 진화의 결과물인 것을 보여줍니다.
13장에서는 신생아의 생존율이 90%가 넘고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간의 진화가 멈춘 것이 아니냐는 일부 주장이 잘못됐으며 인간은 여전히 진화의 연장선에 있다고 논증합니다.
14장에서는 생식기관의 빠른 진화에 대해서 다룹니다. 여러 다양한 생물들의 생식기관의 진화를 통해 자연 선택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여줍니다.
15장에서는 여성의 오르가슴을 진화적 측면에서 다룹니다. 여성의 오르가슴은 재생산과 관련이 없기에 자연 선택의 입장에서는 이런 특성이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얼핏 진화와 무관해 보이는 여성의 오르가슴을 진화적 측면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16장은 할머니들의 존재 이유를 진화론적 입장에서 살펴봅니다. 범고래와 인간에게는 할머니가 존재하지만, 포유류 대부분의 할머니들은 재생산을 하지 못하면 죽습니다. 이 장에서는 완경이 된 할머니들의 진화론적 측면에서 생존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