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을 전복하고 규범을 깨는 용기,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밀레이의 시에서 두드러지는 것 중 하나는 정체성과 자아의 탐색이다.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 삶의 의미와 목적을 내적 반성과 개인적 경험에 기반하여 묘사한다. 독립적인 영혼과 여성주의를 옹호하는 시인으로 알려진 대로 밀레이는 자유, 자율성 및 자기 표현의 추구를 찬양하며, 개인의 권리를 주장하고 사회적 규범을 깨는 용기를 시에서 그리고 있다. 다른 주제들만큼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밀레이의 시는 때로는 전쟁, 불공정, 불의 및 불평등과 같은 시대적, 사회 및 정치적 문제를 고발한다. 사회적 약자, 전쟁의 희생자 등, 억압된 이들에게 동정을 표하며 폭력을 비난하고 사회적 변화를 주장한다. 전반적으로, 밀레이의 시는 감정적인 깊이, 지적인 통찰력 및 서정적 아름다움으로 특징지어진다. 이러한 주제들에 천착하는 밀레이의 시는 인간 경험의 복잡성에 대한 고민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의 대표 시를 만나다
밀레이의 시에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주제는 죽음과 삶의 초월성이다. 삶의 덧없음과 죽음의 불가피성을 시간의 흐름으로 인한 존재의 무상함과 연약함으로 묘사하면서 현재 순간의 긴급함, 통렬함, 삶과 죽음의 신비를 표현한다.
자신의 운명을 슬퍼하면서
그대가 얻지 못한
돈, 미모, 사랑 따위를 갈구하며
그대를 뒤덮은 그 삭막한 하늘을 보며 사느니
차라리 썩어버린 주검이 되는 것을
축복이라 여기고,
축복받지 못한 모든 영혼 중에서
자신을 가장 비참한 영혼이라 여겨
죽어서 편히 쉬기를 갈망하는 살아 있는 이여.
- 「묘비에 새겨 넣을 시」 중에서
시간을 뛰어넘어 언제까지나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시
한울세계시인선은 국내의 유수한 번역자들과 함께 뛰어난 시인들의 대표 시들을 번역·소개하고자 기획되었다. 2024년 6월 1차 출간으로 여덟 권의 시선집을 세상에 내놓는다. 시에는 저마다의 목소리가 있다. 한울세계시인선은 시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쉬운 언어로 담아내기 위해 번역에 힘썼다. 책의 말미에 옮긴이가 쓴 해설은 이해를 풍부하게 할 것이다. 이번 1차 출간에 이어서 2025년에도 10여 권의 시집이 발간될 예정이다. 윌리엄 블레이크, 샤를 보들레르 등 대중성 있는 시인들의 시선집에 이어 2차 출간 역시 헤르만 헤세, 괴테 등 시간을 뛰어넘어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는 시 세계가 담긴 시선집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