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최고 인기 서평가와 브런치스토리에서
‘인문ㆍ교양 분야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독자와 함께 고민했던
책들에 대해 〈독서로 말하라〉이후 6년 만의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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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누군가의 삶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고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 에 대한 의미를 만나 보자.
저자는 책 읽는 이유, 즉 책의 효용을 두 가지 관점에서 제시한다. 하나는 문제 해결법을 알기 위해서고 또 하나는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다.
책을 읽어서 문제 해결법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은 가정, 사회, 국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 대부분 해결하기 어렵고 인간 사회의 고민이 된다는 전제 아래 가능하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대부분 해결되어야 할 문제의식을 제시한다. 겉으로 보이는 문제도 있지만 ‘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 외면과 외부 세계와의 갈등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내밀한 것도 있다. 개인의 일상적인 삶을 ‘던져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볼 때 책은 그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방법이 담겨 있는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다.
책 속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우러나온 지식과 정보가 담겨 있고 데이터와 실마리가 뒤섞여 있다.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 사는 시대에 데이터를 분류하고 선택하여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골라내어 비판적으로 보고 정확하게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와 데이터가 넘치는 세상에서는 정보가 올바른지 판단하고 골라내고 나에게 딱 맞는 것으로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책 속에 문제의 답이 있다.
책 읽기가 삶에 영향을 미치는 순간
문제 해결을 위한 지식과 정보 체계의 분석이라는 관점은 교육으로 이어진다. 본성과 양육, 교육과 교양이라는 대립 된 개념을 살펴보는 일은 아이들의 미래를 안내해 주는 교육의 방향을 짐작하게 한다. 한국 교육의 방향은 수동적이고 순종하는 인간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인간이 되도록 도와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입식, 강의식 수업 대신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을 키워주는 수업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 핵심은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다. 세상의 온갖 문제를 해결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진정한 ‘배움’ 즉 집어넣는 교육에서 꺼내는 교육으로, 듣는 교육에서 말하는 교육으로, 질문 없는 교육에서 질문을 던지는 교육으로 가야 한다. 오랜 기간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온 교육자인 저자의 깊은 바람이 담긴 제안이다.
문제해결력을 키우고 스스로 생각하는 인간이 되기 위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특정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일도 중요하나 넓게 읽어 박학다식함도 추구해야 한다. 철학, 사회학, 예술, 문학, 역사, 지리, 과학, 환경, 문명 등 넓은 분야의 책을 읽어 바탕을 다진 후에 자신이 흥미 있다고 판단한 분야를 파고드는 독서가 필요하다. 우물을 깊게 파려면 넓게 파기 시작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야 세상일에 관한 안목을 가질 수 있다. 안목을 가져야 어려움에 대비하고 상황을 통찰할 수 있다. 이것이 독서를 해야 하는 까닭이다.
더 좋은 삶,
더 행복한 인생
책은 알고 있다.
인간은 결국 행복을 추구하는 동물이다. 어려움이 닥쳐도 극복하고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갈등하지 않고 원만한 삶을 살거나, 갈등을 극복하거나, 어려움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려는 욕구를 누구나 갖고 있다.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이유는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삶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면, 좋지 않은 삶을 살아야 했던 이들의 모습을 살펴볼 일이다. 책 속에 드러나는 세계에는 동서고금 불행을 극복한 인간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역경과 불행을 해결한 사람들의 사례를 접하다 보면 자연스레 좋은 삶으로 가는 길을 찾아낼 수 있다.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수많은 책에서 공통적으로 뽑아낸 개념은 회복탄력성, 평정심, 실존이다. 놀랍게도 책은 정신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이 신체를 단련하듯 독서는 정신을 단련한다. 예기치 않은 어려움이 닥쳐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극복할 회복탄력성을 키워준다. 삶이 혼란스럽고, 가치관이 흔들리고, 감정의 기복이 심할 때는 스토아 철학의 아타락시아(평정심)를 떠올려 볼 일이다. 인간이 태어나 남들 사는 대로 따라서 사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아차린 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의미 있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 정말 자기답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 실존은 구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진정한 자기로서 살아야 함을 깨닫는 것, 그것이야말로 책으로 깨우칠 수 있는 진정 위대한 의식의 순간이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책
지혜의 세계로 안내하는 책
200권 이상의 책에서 뽑은 내용과, 그것보다 몇 배가 넘는 키워드와 주제를 다룬 글 속에 책 읽기의 매력과 즐거움이 가득 들어차 있다. 한 권의 책 속에 담긴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다른 시대, 다른 분야의 책으로 시간과 공간을 넘어 자유롭게 흘러간다. 하나의 주제를 여러 시대의 저자들이 제각각 써내려간 책들을 비교해서 읽는 재미와, 여러 주제를 다룬 수많은 책에서 하나의 관점을 뽑아내어 자기만의 관점을 만들어 내는 장면 등 책의 세계에 푹 빠진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은밀한 지적 쾌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많다.
다른 이야기인 듯 한 가지 주제로 이어지는 출렁임을 통해 당장 책장을 펼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된다.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거대한 정보의 바다에 연결될 수 있는 시대, 텍스트보다 영상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시대에 책과 독서를 통해서만 키울 수 있는 안목이 있다. 저자는 익숙하지만 낯선 세계, 책 속의 세계로 안내하기 위해 ‘책 읽기를 권하는 책’을 마련했다. 책과 독서 자체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몸소 보여주는 증거 같은 글이 담겨 있다. 책을 고르는 방법, 꼬리에 꼬리를 물 듯 다음 책으로 옮겨가는 비결을 엿볼 수 있는 점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