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암실기》는 조선 중기 유학자 초암 정윤우의 충절과 학문적 업적을 기리는 중요한 문집이다. 이 책은 정윤우가 생전에 남긴 시문과 편지, 조정에서 내린 교서와 제문, 그리고 후학들이 그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쓴 시문 등을 수록하고 있다. 정윤우는 임진왜란 당시 충청도 관찰사로서 왜적을 막아내며 조선을 지키는 데 큰 공을 세운 인물로, 그의 충절과 대의를 기리기 위해 조정에서 내린 유엽배는 영남 지역 대명의리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책의 첫 부분은 정윤우가 남긴 시와 편지로 구성되어 있어, 그의 일상과 충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전란 속에서도 가족과 동료들에게 보낸 편지들은 그의 인간적인 면모와 더불어 그가 지닌 높은 도덕적 기준을 보여준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조정에서 내린 교서와 제문을 통해, 정윤우의 공로가 당시 조선 왕실에 의해 어떻게 평가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마지막 부분은 후학들이 유엽배에 담긴 함의를 노래한 시문과 서문으로, 그의 충절을 기리고자 하는 후손들의 노력을 담고 있다.
《초암실기》는 단순히 한 인물의 기록을 넘어, 조선 중기의 역사와 유학자들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예천박물관의 국역을 통해 현대 독자들에게 소개된 이 책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의 뿌리를 되새기고, 변치 않는 가치와 정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시간을 제공한다. 정윤우의 고결한 정신과 대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초암실기》를 통해 그 의미를 깊이 새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