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듯 따라 읽고, 춤추듯 따라 해 보는 책
《쭉》은 눈으로만 읽는 책이 아니에요. 입으로도 읽는 책이지요. 한 음절씩 박자를 맞춰서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 또 여기에 각 음절에 맞게 몸을 움직여 보면 읽는 재미를 더할 수 있어요. ‘쭉’이라는 음절에서는 수박들이 나란히 늘어져 있는 모양처럼 손을 나란히 길게 뻗어 보세요. ‘쫙’이라는 음절에서는 양쪽으로 손을 뻗고요. 내 팔이 수박밭처럼 넓게 펼쳐지도록 말이에요. 데칼코마니처럼 ‘짝’, ‘짝’ 마주 놓인 수박처럼 친구와 손뼉을 부딪쳐 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예요.
책을 모두 읽은 후에는 맛있는 수박을 ‘쩝’ 하고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얼굴에 ‘척’, 하고 붙은 수박씨를 ‘슝’
하고 날리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답니다.
수박을 통통 두드리듯 다양한 감각을 두드리는 책
어떤 어른들은 수박을 사기 전에 수박 껍질을 통통 두드려 보며, 수박이 잘 익었는지 확인해 보곤 해요. 이때 맑은 소리가 나면 수박이 달고 맛있게 익었다고 짐작하는 것이지요. 어른들의 수박 고르는 방법은 마치 수박에 똑똑 노크를 하는 것도 같고, 수박을 사기 전 통과 의례 같기도 해요.
한편 《쭉》은 아이들의 마음을 통통 두드리며 감각이 잘 익어 갈 수 있게 돕는 책이에요. 박주현 작가는 수박의 초록색과 붉은색을 중심으로 한 원색들로 세련된 그림을 그렸어요. 이 그림들은 아이들의 눈을 시원하게 해 주지요. 또 심사숙고하여 고르고 고른 말들은, 수박 씨앗이 얼굴에 ‘착’ 달라붙듯, 입에 착 붙어서 언어적인 감각을 무르익게 하고요.
수박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수박의 맛을 떠올리다 보면 여름은 금세 지나가 버릴지도 몰라요. 자, 이제 시간이 없어요. 이 여름이 지나가기 전에 지루함이 ‘슝’ 날아가고, 입이 ‘쩍’ 벌어지는 수박의 리듬을 함께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