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인생의 가장 멋진 순간에 음악이 있었다!
수학을 사랑한 첼리스트와 클래식을 사랑한 수학자의
음악적 지성과 수학적 감성으로 채워진 합동 공연
★뇌과학자 장동선 추천★
“세상을 음악의 언어로 학습한 사람과 수학의 언어로 학습한 사람이 만나면
두 개의 다른 세계가 만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세계인 줄 알았으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신묘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
★문화전문기자 김성현 추천★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전문가들이 팽팽한 설전을 불사하는 대화를 읽다 보면
흡사 그 현장에 있는 듯한 짜릿한 전류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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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감동을 주는 음악도 있다”
‘좋은’ 음악과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음악에 대하여
“음악은 항상 좋은 영향을 미치는가.” 양성원 교수와 김민형 교수가 가장 첨예하게 설전을 벌인 주제다. 음악은 연주자와 감상자를 변화시킬까? 변화시킨다면 어떻게 변화시킬까?
김민형 교수는 듣기에 좋다 할지라도 우리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음악이 있다고 말한다. 십 대 시절, 수백 곡을 외워 부를 정도로 낭만주의 시대 가곡에 푹 빠졌던 김민형 교수는 이제 더 이상 독일 가곡에 ‘긍정적인’ 감동을 받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이루기 힘든 것을 갈망하는, 과거에 대한 비현실적인 향수가 때때로 전쟁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음악이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건 당연한 주장은 아닙니다. 좋은 책을 많이 읽거나 썼다고 해서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에 반해 양성원 교수는 음악의 파괴적인 영향은 음악을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음악이 인간을 감정적으로 고양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도덕적으로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연주자로서는 곡을 연습하면서 인내심을 기를 수 있습니다. 기본은 좋은 음악입니다. 좋은 음악에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가 분명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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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순간적인 예술”
라이브 음악과 녹음 음악에 대하여
“(라이브 공연보다) 녹음된 가곡을 듣는 게 더 좋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완전히 틀린 말일까요?” 코로나 팬데믹 시기, 우리는 여행은 할 수 없었지만 음악은 들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 시절 사람들은 왜 라이브 공연을 그리워했으며 현재 대중 음악 공연 티켓은 물론이고 클래식 음악 공연 티켓도 매진 사례일까?
김민형 교수의 질문에 양성원 교수는 라이브 연주의 ‘공간’과 ‘침묵’을 강조한다. “여러 사람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라이브로 들을 때 더 큰 감동을 받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들으면 침묵이라는 배경이 있어서 더욱 집중해서 들을 수 있어요. 그 침묵이 청각을 깨워요. 저는 귀가 모이는 공간에 대한 믿음이 있습니다.” 양성원 교수에게 감상은 단순히 소리의 문제가 아니라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고 귀로 듣는 모든 체험이 집약된 활동이다. 현장에서의 음악 감상만이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연주가 다른 순간적인 예술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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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음악을 사랑한다”
미래의 클래식 음악, 클래식 음악의 미래에 대하여
마지막 장 ‘코다’는 클래식 음악이 우리 삶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아이디어를 나누는, 가장 흥미로운 장이다. 스타 아티스트의 공연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되는 사례가 드물지 않지만, 더 많은 관객이 다양한 라이브 연주를 감상할 수 있게 다른 연주자들에게도 무대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양성원 교수와 김민형 교수는 설사 콩쿠르에서 입상하지 않은 연주자들이라 할지라도 그 수준이 세계적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양성원 교수는 클래식의 대중화보다는 대중의 클래식화가 더 중요하다고 항변한다. “클래식을 대중화하는 과정에서 클래식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소지가 큽니다. 카뮈의 작품이 대중적이지 못하다고 해서 바꾸어야 할까요? 그렇진 않죠. 카뮈의 작품은 그대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예술적 가치입니다. (…) 몇몇 단어만으로는 소설의 스토리 라인이나 깊이를 알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음악 역시 단면만 듣고는 제대로 이해하긴 어려울 거예요.”
김민형 교수는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짧고 자유로운 연주회가 훨씬 더 많아져야 고급스러운 연주회에 대한 수요도 많아질 것이라 주장한다. “책을 단 한 권도 안 읽는 사람은 있지만, 음악을 단 한 곡도 듣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 어떤 식으로 표현하든 음악은 수학보다 대중화가 훨씬 쉬워야 할 것 같습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도 진심으로 음악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니까요.”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살 수 있을까
연주자와 수학자가 생각하고 이해하는 음악은 같으면서도 달랐다. 음악에 관한 서로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수학에는 음악을 구성하는 감성이, 음악에는 곡의 구조를 가능하게 하는 지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학자와 첼리스트는 하모니와 멜로디, 리듬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멋진 대화 끝에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자기만의 감상법을 발견하고 음악을 즐길 수 있기를” “음악에 관해 이렇게 우둔한 질문을 해도 되는구나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그럼에도, 끝끝내 미스터리로 남은 것이 있다. ‘왜 누구나 음악을 좋아하는가?’‘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책을 덮으며 이런 질문을 하게 됐다면, 김민형 교수와 양성원 교수의 수학적 감성과 음악적 지성으로 채워진 환상적인 협연을 제대로 감상한 것이다. 그리고 다시, 당신과 저자들의 협연이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