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어린이집, 유치원, 하다못해 동네 놀이터에서도 ‘짝꿍’을 발견한다. 그 막연하고 관념적인 ‘이성 친구 놀이’에 가까운 형태가 진짜 이성 교제의 형태로 바뀌는 시기가 아마 중학생 즈음이 아닐까 싶다. 자연스러운 신체적ㆍ정신적 성장, ‘어린이’에서 벗어나 ‘청소년’이 됐다는 자각, 길게는 6년을 함께하던 익숙한 친구들과 헤어져 낯설고 더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환경적 변화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소설 작업을 하며 수년간 많은 청소년과 만나온 저자 이명랑 작가는 10대의 이성 교제는 고민이 많다고 한다. 비단 관계에서의 고민뿐만 아니라, 지금 이성 교제를 해도 되는 건지 아닌지, 내가 저 친구를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아는지에 대한 고민도 포함된다. 그래도 단순히 심심하거나 외로워서, 남들이 다 하니까, 이제 이성 친구가 있을 시기가 됐으니까 등의 이유로 시작하는 이성 교제는 위험하다는 것이 작가의 조언이다. 왜냐하면 10대의 이성 교제는 제대로 된 ‘인간관계’ 형성과 큰 관련이 있고, 이때 제대로 된 관계 형성을 배우지 못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는 이미 여자 친구가 있는 친구(우진), 이미 자기 마음에 확신은 있지만, 고백 때문에 끙끙 앓는 친구(영웅), 자기 마음이 정확히 어떤지, 사귄다는 게 어떤 건지를 몰라 고민하는 친구(태양)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이들이 어떻게 차근차근 제대로 관계를 만드는 지를 부담 없이 보여주었다. 《넌, 네 마음이 보이니?》라는 제목에는 자신도 모르는 자기의 마음을 제대로 찾아 나가는 전국의 모든 ‘태양이’의 마음을 담았다.
《넌, 네 마음이 보이니?》에서 아이들은 용감하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도 하고, 다들 제대로 자기의 마음을 알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왜 나만 잘 모를까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오늘 함께 걸으며 즐겁게 웃던 친구가 내일은 갑자기 냉랭하게 자리를 피하기도 한다. 중학교에서 처음 맞는 여름방학, 처음 만나는 감정의 변화를 겪는 태양이와 현정이의 이야기는 지금 누군가의 고백을 받았거나, 누군가에게 고백하고 싶은 수많은 청소년에게는 공감을, 어른들에게는 옛 기억 속 첫사랑이 떠오르는 설렘을 전달할 것이다.
[줄거리]
드디어 중학생이 되고 첫 여름방학! 나무중학교 1학년 1반 학생들은 방학 후 있을 학교 축제에서 공연할 연극 〈물의 정령 온딘〉의 연습에 돌입했다. 연출을 맡은 태양은 연습 첫날, 자기를 향해 “인기남! 인기남!” 소리치며 짐승 같은 소리를 내는 친구들에 깜짝 놀란다. 1학년 1학기 마지막 날, 태양이 누군가에게 고백받았다는 사실을 반 아이들이 알고 있었던 것! 어떻게든 연극 연습을 이어가던 태양은 계속되는 친구들의 놀림에 폭발할 지경이 되었다.
한편, 여자 친구가 있는 우진은 물론, 먹을 것에만 관심 있는 줄 알았던 영웅마저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태양은 다들 어떻게 ‘좋아한다’는 걸 아는 건지, 좋아한다는 게 무엇인지 고민한다.
연극 연습, 무대 준비, 여름 캠프 등 다양한 사건으로 바빴던 여름방학도 끝나고, 드디어 무대의 막이 오르는데....! 태양이는 과연 자기의 마음을 잘 찾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