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와 절망을
기회와 희망으로 바꾸는 지혜
역설적이게도 풍요롭지만 가장 힘들고 외롭다. 지금 우리가 그렇다. 굶고 살기가 오히려 어려운 시대지만, 우리의 마음은 늘 외롭고 고통스러우며 극단적으로는 삶을 포기하려고까지 한다. 애써 이겨내 보려고, 열심히 살아 보려고 하지만 인생이 맘처럼 쉽게 따라 주질 않는다. 그렇게 인생의 벼랑 끝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혹시 인생의 희망을 잃었는가? 인생이 지옥처럼 느껴지는가? 내일이 기대되기보다 두려운가? 그러다 보니 마음과는 다르게 아주 작은 유혹에도 쉽게 넘어가고, 서로가 서로를 헐뜯으며 비난하고, 누군가를 위한 선행보다는 오로지 나의 이익만을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하며 타인의 마음을 살펴볼 여유가 없다.
인생이 괴로운 사람에게, 삶의 풍파에 흔들리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고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에게 단테라는 인생의 길잡이가 필요하다. 단테는 인간에게는 인생을 계획하고 알맞게 실행할 수 있는 ‘자유 의지’가 있다고 말한다. 이는 우리에게 인생의 고통을 극복할 힘이 있다는 의미다.
단테는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촉망받던 정치가에서 정쟁에 휘말려 평생 고향을 떠나 방랑하는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인생의 고비마다 삶을 포기하기보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집중했다. 특히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유배를 떠나게 된 단테는 인간과 인생에 대한 깊은 고찰을 시작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함께할 《신곡》이란 작품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신곡》을 집필하던 그때가 단테 인생의 전환점인 셈이다.
인생의 모든 답은
내 안에 있다
《지옥에 다녀온 단테》는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의 내용을 이용해 인간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700여 년 전 정반대의 문화와 역사를 가진 이탈리아에 살았던 단테라는 인물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인생이라는 미로를 헤매며 때로는 좌절했지만, 고난을 성장의 기회로 삼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자전적이면서도, 날카로운 분석이 담긴 《신곡》의 거대한 사후 세계관을 빌려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인생의 해답들을 《지옥에 다녀온 단테》에 담았다. 이 책은 탐욕, 분노, 폭력, 배신 등의 지옥에 오게 된 죄인들의 죄와 고통, 속죄의 이야기를 살핀 후 우리에게 후회 없는 인생을, 희망 가득한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삶의 태도를 제안한다.
# 탐욕 지옥에서
어느 지옥에 불꽃이 비처럼 떨어졌다. 앉아 있는 곳은 뜨겁게 달구어진 모래로 가득했다. 그곳의 사람들은 뜨거운 바닥에 놀라 이리저리 펄쩍 뛰면서 한편으로는 날아오는 불꽃을 쳐 내느라 정신없다. 고통스러운 불꽃을 맞고 있는 사람들의 목에는 돈주머니가 걸려 있었고 그들은 돈주머니를 흡족하게 여기고 있었다. 우리 인생에서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 존재가 돈이라면, 그래서 남들보다 많이 가지기 위해 인생에서 사랑, 우정, 믿음, 신뢰 등을 잃고 사는 건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 돈에 대한 탐욕은 결국 우리 인생을 고통스럽게 할 뿐이다.
# 분노 지옥에서
살아생전 자기 육체를 스스로 버린 사람들은 죽어서 식물로 변신하여 숲에 떨어지게 된다. 죄인들이 변한 식물도 싹을 틔우긴 한다. 하지만 괴물 하르피아가 죄인들이 피운 잎을 갉아 먹고 열매는 따 먹는다. 낮 동안 싹을 틔우기 위해 노력했던 것들이 밤이 되면 모두 물거품이 된다. 안타깝게도 자신의 상황을 체념하는 경우가 있다.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불행은 자기 몸과 마음을 함부로 대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인생에서 고통은 아주 잠시뿐이다. 더 강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면 나를 먼저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자신을 스스로 버린 사람들은 어떤 결실도 기대할 수 없다.
# 배신 지옥에서
살아생전 배신과 복수에 집중했다는 죄목으로 우골리노 백작은 아들, 손주들과 지옥에 떨어졌다. 아이들은 먼저 굶주려 죽게 된다.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였던 사람이 배고픔에 눈이 멀어 자식들의 시체를 먹어 치웠다. 단테는 배신은 인간만이 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인간의 잔혹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배신이란 행위와 복수심이라는 감정을 누를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물론 사랑한다고 해서 모든 분노가 사라지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잘못된 격정으로 인생의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최소한의 사랑과 진실된 마음이 필요한 이유다.
지옥의 모습을 통해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살아생전 죄인들이 했던 행동이다. 죄의 경중을 떠나 비슷하게라도 돈을 탐내고, 나를 사랑하지 않으며, 나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거짓으로 바라본 적이 있지 않은가? 유혹과 갈등이 많은 현실에서 나와 내 삶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 강해져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면에 집중해야 한다. 좌절과 후회를 내가 스스로 만드는 것처럼 희망과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도 결국 내 몫이다. 인생의 답은 우리 안에 있다.
이제는 희망이란 별을
찾아 떠날 시간이다
지옥에서 나온 단테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밖으로 나왔다. 다시 별들을 보았다.”
단테는 지옥, 연옥, 천국을 여행하며 생각했다. 희망이 없는 곳이 지옥이고 희망이 있는 곳이 천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단테는 희망이 없는 삶은 지옥과 다름없다고 이야기하며 인생의 방황을 멈추기 위해서는 희망을 찾아야 하고, 그 희망은 곧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 주는 별을 바라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즉 매 순간 다가올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고통에도 흔들림 없이 버텨 낼 수 있는 저마다의 단단한 기준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의미다.
긴 세월 동안 단테의 《신곡》이란 작품이 명작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바로 단테의 진심과 삶에 대한 통찰력이 담겨 있기 때문 아닐까. 고통스러운 인생에서도 단테는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삶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다. 그렇게 자유 의지를 지닌 인간으로서 사는 방법을 단테는 알았다.
인생이 막막하고, 후회스럽고, 다시 살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겠다면 포기가 아니라 이 책으로 단테의 인생길 여행에 동반자가 되어 차근차근 따라가면 된다. 고통스러운 지옥에서 벗어나 인생의 해답과 나만의 별을 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