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로스쿨 3학년 1학기 상사법연습 과목을 담당하면서 학생들이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3문을 작성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2학년에 공부해야 할 과목이 많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상법을 충분히 이해하고 정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3학년을 맞이하게 된다.

시험을 10개월 정도 남겨 둔 상황에서 학생들이 상법 사례문제에 배점된 100점 중에서 70점을 가장 효율적으로 득점할 방법을 고민해 보았다. 기본서 전체를 요약하거나 중요판례를 정리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필자는 매주 기출문제 1회차 분량을 실제 시험과 같이 45~50분 내에 풀어보고 분석해 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2년간 필자의 수강생들에게 이 방법을 적용해 보니, 학생들의 실력이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향상되었다. 1학년과 2학년 과정에서는 기출문제를 진도에 맞추어서 풀어 보았다면, 3학년이 되어서는 10개월 뒤에 시험장에서 대면하게 될 문제의 범위와 분량 그대로를 마주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연습을 하면 시험장에서 두려움과 주저함이 없이 답안을 잘 작성할 수 있다.

기출문제만으로 충분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겠지만, 상법 사례형 문제는 기출쟁점이 반복해서 출제되는 경향이 있다. 3학년 과정에서 상법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제한적임을 고려하면, 많은 문제를 얕게 풀어보는 것보다 기출문제의 ‘문제’를 반복해서 철저히 읽고 실제 시험시간에 맞춰서 답안을 쓰고 또 고쳐보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혹시 여력이 된다면 최근 3~5년간의 법전협 모의고사 문제를 동일한 방법으로 회차별로 풀고 최신판례를 정리해 볼 것을 권장한다.

이 책은 기출문제를 풀고 관련 법리와 판례를 간단하게 정리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답안 작성과 노트 정리를 함에 있어서 송옥렬 교수님의 「상법강의」(홍문사)를 가장 많이 참조하였고, 김건식·노혁준·천경훈 교수님의 「회사법」(박영사)과 이철송 교수님의 「상법총칙·상행위」(박영사) 및 「어음·수표법」(박영사)도 부분적으로 참조하였다. 교수님들의 주옥같은 문구를 그대로 옮긴 곳이 상당히 많이 있다.

기출문제는 오류가 거의 없기 때문에 문제를 잘 읽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를 그대로 옮긴 회차도 있지만, 쟁점별로 단락을 끊어서 읽을 수 있도록 편집을 해 둔 회차도 있다. 문제의 특정 문구에서 떠올려야 할 쟁점들을 필기해 둔 곳도 있다. 답안은 문장형식으로 작성한 회차가 대부분이지만, 개조체로 작성한 회차도 몇 개 있다. 학생들의 지루함을 덜기 위한 변주라고 생각하면 되고, 실제 시험답안은 반드시 완결된 문장으로 작성하여야 한다. 답안을 작성함에 있어서는 동일한 쟁점에 대해서도 앞의 답안을 복사해서 붙이기보다는 조금씩 다르게 작성해서 학생들이 본인만의 답안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또한, 문법적으로 오류가 없고 육하원칙에 맞는 완결된 문장을 쓰기보다는 실제 수험생으로서 쓸 수 있는 현실적인 문장을 구사하려고 노력했고, 제한된 시간과 제한된 답안지에 현출하기에 가장 경제적인 글쓰기를 하고자 노력하였다.

퇴고를 거듭하였지만 오류가 남아 있는 부분도 있다. 앞으로 독자들의 지적과 의견을 받아서 개선할 것을 약속한다. 이 책이 변호사시험 상법 사례형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변호사시험뿐 아니라 각종 국가고시 공부를 하느라 버겁고 힘든 수험생들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었으면 좋겠다. 이 책에서 참고한 도서의 저자 선생님들과 충북대 로스쿨에서 상사법연습 강좌를 분반하여 담당하는 신병동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책 출간을 흔쾌히 결정해 주신 박영사 안종만 회장님과 김한유 과장님, 윤혜경 대리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24. 5.

편저자 임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