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로서 경험한 스코틀랜드 증류소의 브랜드 가치
이 책을 쓴 정보연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이커머스 플랫폼 마케터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4시간 운영하는 플랫폼의 특성상 종종 자정이 넘어 퇴근했다. 어느 늦은 밤, 바에서 우연히 접한 위스키 한 잔이 그녀의 인생을 바꾸었다. 위스키 향기를 들이마시는 순간, 감각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하루의 끝에 위스키를 찾는 날이 점점 늘어났다. 친구들과 위스키 스터디를 만들고, 위스키를 테이스팅하면서 증류소를 공부하고 페어링을 탐구했다. 위스키에 대한 지식과 자기만의 이야기가 쌓여갔고 책도 출간했다.(첫 책 『하루의 끝, 위스키』). 여러 매체에 위스키에 대한 글을 쓰고, 다양한 기업 행사에서 강연을 하게 됐다. 위스키에 대한 열정이 점점 커지고, 위스키와 관련한 일의 섭외가 늘자 다니던 회사에서 독립해 정보연 컴퍼니를 설립했다.
현재는 크고 작은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취향과 이야기가 흐르는 보연정(宝姸亭)을 운영하고 있다. 세월이 지닌 이야기의 가치를 중요시하고,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이 책은 스코틀랜드 증류소를 직접 방문하면서 마케터로서 경험한 위스키 산업의 여러 얼굴을 본격적으로 살펴본 책이다. 마케터로 일한 경험과 경력은 단순히 위스키의 맛과 역사를 공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 기획과 생산 관리, 브랜딩, 판매 전략과 미래 경영에 대한 호기심을 발동시켰다. ‘브랜드’ 가치를 입증한 위스키 증류소의 실질적인 힘과 정신의 근간을 파고들었다. 위스키의 성지라 불리는 스코틀랜드의 스페이사이드, 아일라, 하일랜드와 로랜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대표적인 위스키 증류소 열여섯 곳을 탐험하고, 전설적인 마스터 블렌더 데이비드 스튜어트, 빌리 워커를 포함해 다섯 명의 위스키 생산자를 심층 인터뷰했다. 글래스고의 젊은 증류소인 클라이드사이드에서 디스틸러로 일하던 정성운 씨를 만나 증류소를 투어한 경험도 특별했다.
저자는 그들과 진지하게 얘기를 나누고,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증류소 운영 경험을 들으며 위스키 ‘문화’의 광활한 영역을 새롭게 탐험했다. 그 결과 이 책에는 여느 위스키 책과는 달리 위스키가 탄생한 공간과 브랜드 가치, 그리고 문화를 움직이는 ‘생산자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가 담겼다. 한편으로 이 책은 글래스고에서 시작해 아일라, 스페이사이드로 이동하면서 경험한 스코틀랜드 증류소 견문록이며,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면서 조금씩 확장해간 소통의 기록이기도 하다.
세월을 이기는 지속 가능한 산업, 위스키
위스키라는 상품을 기획하고 만드는 일, 이것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일은 브랜딩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스코틀랜드로 향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비단 주류 업계의 종사자뿐만 아니라 패션·음악·미술·문학 등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스코틀랜드 증류소에 이끌리는 것은 바로 세월을 이기고 살아남은 브랜드 가치의 매력 때문이 아닐까?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공기와 세월이 쌓여서 빚어낸 감동적인 분위기는 스코틀랜드를 특별하게 만든다.
이 책에 소개된 열여섯 개의 증류소들은 다음과 같다.
테루아의 개념을 위스키에 도입한 브룩라디
보리 재배부터 플로어 몰팅까지, 핸드 크래프트를 강조하는 발베니
마스터 블렌더 빌리 워커가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 있는 글렌알라키
오리지널의 자부심이 있는 더 글렌리벳
연보라색 헤더 꽃 색을 닮은 또 하나의 글렌리벳 위스키 토민타울
스몰 배치로 부티크 위스키를 만드는 아벨라워
엘리자베스 2세의 위스키가 잠들어 있는 가장 오래된 숙성고를 가진 보모어
컬렉터들을 설레게 만드는 아일라 재즈 페스티벌 한정판 위스키의 라가불린
아티스트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글렌피딕
압도적인 규모와 프리미엄 브랜딩 전략을 자랑하는 맥캘란
증류소 투어의 새 지평을 연 강력한 팬덤을 가진 아드벡
특유의 진한 훈연 향이 일품인 라프로익
한국인 디스틸러 정성운 씨가 일하는 젊은 도시형 증류소 클라이드사이드
야생 습지를 운영하며 친환경 프로젝트에 진심인 글렌고인
가족 경영으로 전통적인 숙성고에서 위스키를 만드는 글렌파클라스
아일라 앞바다를 아름다운 뷰로 감상할 수 있는 쿨 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