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편견에 맞서 자신의 취향을 당당히 외치는 꼬마 숙녀 클로에 이야기
책가방을 사 주겠다는 이모의 말에 기뻐하며 스파이더맨 가방을 고르는 클로에. 어둠 속에서도 반짝반짝 빛나 보일 만큼 클로에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가방이지요. 하지만 이모는 클로에의 엄마, 아빠한테 차례로 전화를 걸어 진짜 스파이더맨 가방을 사 줘도 되는지 거듭 묻습니다. 가방 가게 아저씨도 클로에에게 묻죠. “네가 남. 자. 애. 들. 가. 방. 을 산다는 거니?”
클로에는 말합니다. “스파이더맨은 우리 모두의 거예요!”라고. 《스파이더맨 가방을 멘 아이》는 클로에가 ‘스파이더맨 가방을 메는 것’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깨닫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다름’과 ‘개성’을 인정하고, 모두가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책입니다.
여자아이들은 분홍색, 남자아이들은 파란색만 써야 하나요?
클로에가 처음으로 스파이더맨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간 날입니다. 같은 반 남자 친구인 다니엘도, 미켈레와 아미르도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스파이더맨 가방이네? 그건 남자애들 거야!” 여자 친구인 마르티나 마저 같은 말을 하지요. 클로에는 그런 친구들의 반응이 더 이상합니다. 단지 좋아하는 캐릭터 가방을 메고 왔을 뿐인데 말입니다.
클로에 눈에 비친 세상은 이상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장난감 가게에는 많은 코너가 있지만 인형과 소꿉놀이 등 분홍색이 가득한 코너는 여자애들, 괴물과 자동차를 비롯해 파란색이 가득한 코너는 남자애들을 위한 거라고 합니다. 또 클로에가 좋아하는 스파이더맨, 아이스맨, 배트맨 티셔츠는 남자애들 옷 가게에만 있습니다. 게다가 여자라고 축구 경기에 끼어 주지도 않고, 텔레비전 광고에서는 아빠는 회사에 나가 일을 하고, 엄마는 집에서 요리만 합니다. 동화책은 어떤가요? 예쁜 드레스를 입고 잠이 든 공주는 씩씩하고 용감한 왕자의 도움으로 마법에서 깨어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커서 스파이더맨 같은 ‘슈퍼 히어로’가 되고 싶은 클로에는 얼마든지 ‘스파이더맨’ 티셔츠를 입고 ‘씩씩’하게 ‘축구’를 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다르다는 것은 무엇이 옳고 그르냐가 아닙니다.
뚱뚱하다는 것이 놀림을 받아야 할 일인가요? 동화 속 공주는 왜 항상 예쁜 백인 여자아이인가요? 남자아이들은 인형을 가지고 놀면 안 되는 건가요?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마땅히 이래야 한다고 만들어 놓은 편견이라는 틀 안에 갇혀, 규범과 상식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고 조금이라고 벗어난 사람을 ‘이상’하고 ‘옳지 않다’라는 말로 공격하려 듭니다. 이러한 편견은 끝내 서로에 대한 갈등과 대립, 혐오로 이어지게 되고 말 뿐입니다.
《스파이더맨 가방을 멘 아이》는 클로에의 순수한 눈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굳게 믿어 온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그릇된 잣대가 되어 억압과 폭력을 안겨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우리 아이들을 위해 그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사실과 함께,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길을 인도해 줄 것입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세상은 아름다운 거예요!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니고 태어납니다. 그러니 ‘차이’가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피부색도, 사는 곳도, 취향도 다른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겠지요. 서로의 ‘다름’과 ‘개성’이 인정받는 평등한 사회, 모두가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로 존중받는 행복한 세상, 《스파이더맨 가방을 멘 아이》의 클로에와 친구들 그리고 세상 모든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내 안의 고정 관념과 편견을 지우고 그 빈자리를 ‘열린 마음’으로 채우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