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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코의 모험

나쓰코의 모험

  • 미시마 유키오
  • |
  • 알에이치코리아
  • |
  • 2024-05-22 출간
  • |
  • 332페이지
  • |
  • 128 X 188mm
  • |
  • ISBN 9788925574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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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1950년대 새로운 여성의 등장을 알리는 서막과 같은 소설”
옛 연인의 복수를 위해 떠난 한 청년과
이에 동행한 한 여성의 기묘한 이야기

미시마 유키오는 《금각사》로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하고, 노벨문학상 후보에 세 차례 오르는 등 일본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천재 작가이다. 그의 작품 중에서 드물게 여성 서사를 다룬 책, 《나쓰코의 모험》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출간되었다. 전작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이 소설은 미시마 유키오의 숨겨진 걸작으로, 모든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마쓰우라 가문의 3인조 할머니, 어머니, 고모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이 나쓰코의 뒤를 밟으면서 벌어지는 코믹한 에피소드가 한데 어우러져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이야기는 아름다운 외모로 끊임없는 구애를 받는 주인공 나쓰코가 돌연 수도원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하며 시작된다. 나쓰코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인생을 내건다. 그리고 상대방에게도 이에 상응하는 정열을 바란다. 하지만 예술가도, 대학 조교도, 건축가를 꿈꾸는 청년도 그녀를 만족시킬 만한 정열을 갖고 있지 않았다. 이들은 승진, 성공과 같은 세속적인 가치를 좇고, 고리타분한 결혼생활을 꿈꿨다. 나쓰코가 연인에게 원했던 것은 이러한 야망이 아니었다.

‘아아, 누구와 함께해도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거나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는 일은 없어. 남자들은 입만 열면 시대가 틀렸다느니 사회가 문제라느니 말이 많지만, 자기 눈 속에 정열이 없다는 게 제일 나쁘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어….’ _ 본문 중에서

결혼해 가정을 이루는 것이 “꽃으로 장식한 아름다운 감옥”에 갇히는 것이라고 여기는 나쓰코는 “자신이 어떤 남자의 소유도 되지 않고 수도원에 들어가는 일이 세상 남자들을 향한 호된 반격이자 복수”라고 생각했다. 이 소설의 배경은 일본이 제2차세계대전에서 패전한 지 얼마 안 된 1950년대로, 당시 일본에서 여자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후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다. 명문고등학교나 전문대학을 나온 유복한 집안의 딸도 취직하기 어려워 좋은 배필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도 나쓰코는 남자에게 휘둘리거나 기대지 않고 자신의 소신에 따라 행동하는 강경하고 당찬 인물로 그려진다. 역자는 《나쓰코의 모험》이 “여성의 위치에 있어서 사회적 변화와 요구가 일어나고 있었던 1950년대 일본 사회의 흐름을 반영한다”고 평한다.

“자기 인생의 고삐를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은 채 스스로 쥐고 달려가는 나쓰코의 묘사는 분명 새로운 여성상이 대두하는 세상을 향한 해석이었다. 가족에 순종하고 남성에 의지하는 여성상은 이미 1950년대에 매력을 잃었다. 그동안 주변의 시선, 남성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여성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할 말을 당당하게 내뱉으며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말하는 힘과 목소리를 갖게 되었다. 이 소설은 그런 여성의 등장을 알리는 서막과도 같다.” _ 옮긴이의 말 중에서


누구나 마음속에 나쓰코가 있다!
자신 안의 정열을 좇아 미지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한 여성의 대담한 여정을 그린 모험소설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수도원이 있는 하코다테로 가는 도중,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츠요시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을 보자마자 나쓰코는 첫눈에 이 사람이 지금까지 만나온 남자들과 다름을 느낀다. 그리고 그의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정열에 매료된다.

“지금까지 어떤 청년의 눈에서도 이만큼의 감동을 찾아낸 적은 없다. 도시의 젊은이들은 경박하고 텅 빈 공허한 눈, 음탕하고 차가운 눈, 어린애 같은 토끼 눈을 가졌지만, … 이런 눈을 가진 사람은 누구도 없었다. 저 눈이야말로 정열의 증거였다.” _ 본문 중에서

도시에서 정열을 쏟을 만한 대상을 찾지 못한 나쓰코는 츠요시를 만나 곰을 쫓는 모험에 동행한다. 츠요시는 이 모험에서 죽음도 각오하며, 나쓰코 역시 그를 따라 험난한 모험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늑한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것. 당시 대다수 여성은 이러한 결혼생활을 주어진 운명으로 받아들였지만, 나쓰코는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 스스로 원하는 삶을 개척한다. 결혼은 안정된 삶을 보장해 주지만,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안전한 곳에서 벗어나 어떤 위험을 마주할지 모를 미지의 세계로 발을 내딛는 일은 그녀에게 일탈이자 흥분으로 가득 찬 모험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안에 잠든 정열에 대해 깨닫게 한다. 나쓰코가 보여주는 삶의 태도는 한때 자신 안에 내재했던 정열을 잃은 이들에게 생의 불꽃을 다시 지피는 연료가 되어줄 것이다.

목차

제1장 정열가는 어디에?
제2장 이것이야말로 정열의 증거
제3장 아름다운 속세의 하루
제4장 하코다테산 정상에서
제5장 사랑에 빠지는 게 당연해
제6장 밀짚모자
제7장 부드럽게 두른 팔
제8장 아닌 온천 중에 홍두깨
제9장 미덥지 못한 정열가
제10장 사냥 첫날
제11장 포상은 일이 끝난 후에
제12장 한가로운 시간
제13장 생각지 못한 신의 가호
제14장 우정이 빛을 발하는 순간
제15장 두 번째 사냥
제16장 이제 돌아가자
제17장 친절의 종류
제18장 습격
제19장 취재
제20장 후지코, 증인이 되다
제21장 전투 준비
제22장 사냥꾼 기질
제23장 고난의 연인
제24장 란코시 고탐의 밤
제25장 등장인물 한자리에 모이다
제26장 사과하기도 기묘한 형국
제27장 어둠 속에 꿈틀대는 그림자
제28장 소름 끼치는 방문자
제29장 평생 잊지 못할 하룻밤
제30장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_ 모험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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