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정원을 배경으로
공동체의 삶을 그린 우화 그림책
푸른 박새와 박새가 사는 아름다운 정원에 참새가 이사를 왔습니다. 토박이 박새와 푸른 박새는 아름답고 멋진 외모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새들이었어요. 하지만 실상은 서로 뽐내면서 잘난 척하기 일쑤인 새들이었답니다. 참새가 정원으로 이사를 온 날도 둘은 참새를 흉보기 바빴어요.
미처 둥지를 마련하지 못한 참새는 둘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정원 구석에 있는 헐벗은 나무로 쫓겨나고 말았어요. 마른 잎사귀나 솔잎 하나도 구하지 못한 채 가지만 앙상한 나무에서 참새는 자기 털을 뽑아 둥지를 지었어요. 참새는 한겨울 추위에 떨며 밤마다 울다가 잠이 들었지요.
긴 겨울이 지나고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참새는 마침내 기다리던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했어요. 참새가 사는 나무에 아름다운 벚꽃이 활짝 피어난 거예요. 잎사귀 한 장 없던 벚나무는 어여쁜 꽃을 피웠고, 초여름에는 달콤한 열매를 잔뜩 달았어요. 그러자 염치없는 박새와 푸른 박새가 참새를 찾아와 머리를 조아렸어요. 맛있는 버찌를 먹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그림책은 참새가 어떻게 해야 할지 독자에게 물으며 열린 결말로 끝이 납니다.
이 그림책은 세상은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이치를 일깨워 줘요. 아름답고 사랑 받는 새들도, 헐벗은 겨울나무도 보이는 대로가 전부는 아니었지요. 또 처량하게만 보이던 참새의 처지도요. 이 그림책은 또한 다양한 생각거리도 던지고 있어요.
연대, 친구, 평등… 다양한 가치와 윤리를 말하고
새집 짓기, 탐조 활동, 나무 관찰 등 정원을 즐기게 해요
이 책은 아이들에게 학교나 어린이집 등 크고 작은 공동체의 가치와 연결해 다양한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요. 도움이 필요한 참새와 외면하는 토박이 새들의 모습을 통해 연대와 협력이란 무엇인지 생각을 나눌 수 있어요. 또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정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얘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속한 공동체에서 누구나 동등하게 누리는 권리를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웅장한 정원을 멋지게 그린 마르틴 야콥손 작가는 “그림책은 어린 시절이 끝나면서 잃어버린 마법의 세계로 향하는 창”이라고 첫 어린이책 작업의 소회를 밝혔어요. 우거진 나무와 멋진 새 그림을 자세히 본 다음에 쌍안경을 들고 숲으로 가서 새를 관찰하거나 나무를 관찰하고 새집 만들기 같은 정원과 숲 체험활동에 참고해도 좋은 그림책입니다. 이런 독후 활동을 통해서 친구란 무엇인지를 또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거예요. 떡잎 그림책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