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가방, 비건 향수, 비건 침대까지…
뉴노멀로 떠오른 ‘식물 기반 라이프스타일’이 모든 것을 바꾼다
-미래인류학자와 함께 떠나는 육식 없는 미래 여행
비거니즘은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은 늘씬한 모습을 전시하며 비건 해시태그(#vegan)를 단 ‘셀럽’들과 그들처럼 되고 싶어 하는 팔로워들로 가득하다. 다소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함에도 채식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채식 요리법도 다채롭게 소개되고 있다. 최근에는 비건 화장품ㆍ가방뿐 아니라 비건 패딩과 향수, 침대까지 출시됐는데, 이런 현상은 동물성 제품 사용과 동물 실험에 반대하는 ‘착한 소비’, 친환경,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다. 생활 전반에 스며든 이러한 흐름을 해외에서는 ‘식물 기반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용어로 지칭하고 있다.
현재 비건의 절대 다수는 MZ, 즉 새롭게 등장한 소비자 세대다. 기후 변화와 동물 식용에 반대하며 식물성 식단을 택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도 점차 느는 추세다. 젊은 세대가 지지한다는 점에서 미래는 이미 비거니즘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미래인류학자인 저자는 미래 트렌드로서 비거니즘이 가진 가치에 주목하여 ‘육식 없는 세상’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 이미 많은 낙농업자들이 더는 동물 도살로 돈을 벌고 싶지 않아 농장을 접고 있고(1장), 과학자들과 육류업계는 대체육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4장). 비건과만 연애하는 ‘비건섹슈얼’, 비건-논비건 관계의 갈등 해결을 전문으로 하는 심리 치료사도 등장했다(5장). 한편 가까운 미래의 우리는 육식이 사라져 더는 운영되지 않는 돼지 도살장으로 견학을 가는 학생들을 보게 될 것이다(6장). 우리의 손주들은 할아버지 또는 할머니가 동물을 먹었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길 것이고, 동물권이 발전함에 따라 반려동물을 소유하는 게 금지된 탓에 반려로봇과 함께 자라게 될 것이다(2장).
이미 변화가 시작된 세상에서
여전히 고양이를 끌어안고 통닭을 먹고 있진 않은가?
-동물 학대와 기후 변화를 막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비거니즘 입문서
그런데 ‘식물 기반 라이프스타일’은 우리의 식탁을 완전히 지배하지 못하고 있다. 내 피부를 위해 매일 식물성 화장품만 바르는 건 쉽지만, 지구를 위해 매일 식물만 먹는 건 어렵다. 고기와 우유는 맛있고, 건강을 위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이 인간 사회에 만연하기 때문이다. 멜라니 조이가 ‘육식주의’라고 명명한 바 있는 이러한 신념은 하나의 이데올로기에 가깝다. 이토록 강력히 육식을 권하는 사회에서 육식의 맛에 길들여졌기 때문에, 우리는 먹는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쉽게 비건이 되지 못한다.
그에 비해 다른 영역에서 비건이 되는 건 쉽다. 식물성 패션 아이템을 구입거나 동물 학대 반대 서명에 동참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래서 비건 레더 가방을 매고 카페라떼를 마시는 아이러니, 고양이를 정성껏 돌보며 저녁식사로는 통닭을 먹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는 카페라떼에 들어간 우유와 튀겨진 통닭이 소와 닭을 비인도적으로 사육하고 도살하여 얻은 음식이라는 점을 잊고 산다. 그러나 소와 닭도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고통을 느낄 줄 아는 생명이다. 저자는 동물(고양이, 개)을 사랑하는 사람이 동물(소, 닭, 돼지)을 학대하고 잡아먹는 모순을 짚어주며, 유행을 따르는 수준을 넘어 삶의 방식으로서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일이 중요함을 역설한다. 비정상적인 속도로 진행되는 기후 변화를 막는 데에도 비거니즘 실천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 역시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저자는 사실 어린 시절의 자신이 고양이는 사랑하고 닭은 먹었던 장본인이라고 밝힌다. 동물 애호가임을 자처하고 청소년기에 채식주의자가 되었음에도 강력한 육식주의 이데올로기에 젖어 모순된 삶을 살아왔다고 고백하며, 더 많은 이들이 일시적인 트렌드를 넘어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으로서 비거니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썼다.
■ 추천평 ■
더 친절한, 더 나은 미래로 문을 여는 책이다.
_ 〈뉴욕북오브저널〉
내가 본 책 중 가장 비거니즘에 대해 잘 다룬 저작이다. 매우 간결하면서도 폭넓은 조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읽기 쉬웠다.
_ 아마존 독자 h***
우리가 먹는 방식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미래에 대해 생각해왔는데, 이 책은 그 미래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