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사로잡는 이야기는
어디에서 올까요?
책이 만들어지고, 읽히고,
이야기로 기억되는 과정을 담은 그림책
책장을 펼치면 “이 책은 모든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라는 문장으로 시작돼요. 그 후 여느 동화처럼 ‘옛날 옛적’, 어느 ‘이름 모를’ 땅을 배경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지요. 그 세상에는 나이가 아주 많은 노인이 있었어요. 노인은 글자를 적은 종이를 들고 알맞은 장소를 찾아다녔어요. 드디어 알맞은 장소를 찾은 노인이 종이를 땅에 심고 며칠간 정성껏 돌보았지요. 그랬더니 어느새 종이에서 싹이 돋더니 나무로 자라났어요! 나무에 종이 잎이 주렁주렁 달리자 노인은 종이 잎을 잔뜩 따서 수레에 한가득 싣고 집으로 돌아와요. 이윽고 종이를 한 장 한 장 엮고, 종이 위에 표지를 꿰매고 나니…… 멋진 책이 뚝딱 완성되었어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이후 책의 여행이 시작되며 이야기는 비로소 궤도에 오릅니다. 아무리 멋진 책이 있어도 읽는 사람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듯, 완성된 책이 한 어린아이에게 가닿는 여정도 아름답게 그려내지요. 앞서 노인이 책이라는 ‘형태’를 만들어 놓았다면, 이 아이는 책 속 이야기라는 ‘내용’이 빛을 발하게 하는 인물이랍니다. 아이는 책을 만나고 어떤 변화를 맞이할까요?
사람의 손끝에서 탄생하고, 사람의 마음 깊이 남는 ‘책’의 여정을 따라가 보아요. ‘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라는,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릴 법한 질문에 실제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는 다르지만, 조금은 엉뚱하고 상상 가득한 대답을 내놓는 그림책이랍니다. 책이 우리가 평소 만나는 ‘이야기’가 어떻게 우리에게 오는지 생각해 보고, 책과 이야기만이 줄 수 있는 위대하고 신비한 힘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종이가 열리는 나무, 새처럼 훨훨 나는 책…
상상력을 자극하는 글과 그림의 조화
이탈리아에서 그림책을 쓰며 세계 여러 나라의 독자를 만나고 있는 작가, 클라우디오 고베티는 어린이들의 머릿속에 있는 고민과 문제 등 추상적인 소재를 그림과 함께 시각화하며 용기와 희망을 전해 온 작가입니다. 《이야기가 열리는 나무》에서는 책과 이야기를 소재로 한 상상 속 세계를 펼쳐놓습니다.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친숙한 문장을 사용하면서도 독특한 이야기 구성과 은유로 독자들이 이야기를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 주지요.
여기에 그림 작가 디야나 니콜로바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풍경 속에 익숙한 사물과 낯선 장면을 조화롭게 녹여 내며 묘한 느낌을 선사해요. 종이 잎이 빽빽이 돋아난 나무, 한 장 한 장 코끼리나 말을 탄 기사 같은 형상으로 변하는 종이 잎, 책장을 펄럭이며 새처럼 날아가는 책 등등…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기묘한 장면들이 신비로운 환상 속 세계로 들어선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