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감정과 기대에 부응하기 급급해
정작 자기 마음은 들여다보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자기 감정과 생각을 인정하고,
슬기롭고 분명히 말하는 방법을 전하는 4권!
그동안 ‘친구’ 간의 관계에 집중했던 〈설전도 수련관〉 시리즈가 이번 『설전도 수련관 4_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말하기』에서는 우리 사회를 이루는 가장 기본이자 핵심 단위인 ‘가족’ 구성원 간 관계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로 독자들을 찾아왔습니다. 가족은 어린이의 사회화 과정에 가장 중요한 단위로, 가족 구성원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보호하면서 문화나 전통 등을 전수하는 역할을 하지요. 특히 세상에 태어난 어린이가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존재가 부모인만큼, 어린이에겐 부모의 존재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의선이에게도 부모님은 무척이나 소중한 존재입니다. 특히 ‘너만 보고 살아’, ‘다 너를 위해서야.’라고 말하며 자신이 의사가 될 수 있도록 ‘좋은’ 학원들이 많은 곳에 통학을 시켜 주려 회사까지 그만둔 엄마를 생각하면, 의선이는 엄마를 위해서라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고 느끼지요. 하지만 3학년이 되고 부터, 매일같이 먼 거리에서 차를 끌고 와 지친 얼굴로 교문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엄마를 보는 의선이의 마음은 편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공부 뒷바라지’ 때문에 부부 싸움을 일삼는 부모님을 지켜보는 것도, 자신을 학원 ‘의대 진학반’에 넣어 주겠다고 애를 쓰는 엄마를 보는 것도, 학교 수업이 끝나고 친구네 집에 놀러 갈 수 없는 것도……. 모든 것이 의선이의 숨을 콱 막히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의선이는 엄마에게 처음으로 친구의 생일 파티에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습니다. 그 파티에 엄마가 의사인 유빈이도 오기 때문이었지요. 들뜬 마음으로 생일 파티 장소에 도착한 의선이. 하지만 그곳에서 우연히 자신이 초대받은 진짜 이유가 모범생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분노와 창피함이 뒤섞인 감정으로 도망치듯 그곳을 벗어납니다.
그런 의선이의 눈앞에, ‘설전도 수련관’이 나타납니다. 평범하지 않은 말투의 훅, 자신을 사범이라 소개하면서 검정 띠가 아닌 노란 띠를 매고 있는 야미 사범, 그리고 자기 또래이자 설전도 수련관의 관장 보라를 만난 의선이는 강한 호기심을 느낍니다. 설전도 수련관에서 수련하다 보면 엄마를 서운하게 하는 일이 생길 것 같아 난감하면서도, ‘왜 무언가를 결정할 때 자네 마음보다 엄마를 먼저 떠올리시는 겐가?’ 하는 훅의 말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그 이유를 찾으려 수련을 받게 되지요. 과연, 의선이는 따뜻한 말 같지만 거역할 수 없는 힘을 가진 엄마의 말에서 자신의 마음을 돌볼 방법을 알 수 있을까요? ‘엄마의 아바타’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엄마를 슬프게 하지 않으면서 자기 마음을 지키는 말하기 방법을 익히는 데 성공할까요?
사랑하는 내 아이를 위한 노란빛의 따뜻한 말이,
아이들에겐 붉은빛의 아픈 말이 될 수도 있어요
설전도 수련관의 색색의 방에서 펼쳐지는 수련들은 기상천외하면서도,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4권 주인공 의선이가 수련의 첫 발을 내딛는 검정방 속 거울 벽은 엄마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인 탓에 점점 사라져 가는 의선이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 주어, 어린이 독자들이 자기 모습을 대입해 지금 내 마음은 어떤 상태인지를 돌아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 ‘너만 보고 살아’, ‘넌 내가 잘 알아’, ‘엄마가 다 알아서 해 줄게’라는, 얼핏 따뜻한 말 같은 노란색 풍선이 의선이에게 가까워질수록 점점 빨간색으로 변하는 장면에선 누군가를 사랑하고 위해서 한 말이 실은 상대에게 부담을 주고 압박하는 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 주어, 어린이들이 이런 종류의 말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설전도 수련관의 사범과 관장들의 모습을 통해 슬기롭고 현명하게 알려 주지요.
『설전도 수련관 4_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말하기』는 자신을 의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님의 말 때문에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된 주인공이 특별한 수련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표현할 줄 알게 되면서 부모님과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관계로 성장하는 모습이 큰 감동을 선사합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이 책을 읽고, 말과 대화의 소중함을 깨달아 더 행복한 가족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린이들의 슬기로운 말하기 생활을 안내하는
판타지 동화, 〈설전도 수련관〉 시리즈
“우리 아이들 주변에 몸을 방어하고 몸 근육을 키우는 학원은 많은데 말 공격을 방어하고 마음 근육을 키울 수 있는 학원은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그런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설전도 수련관〉 시리즈의 글을 쓴 김경미 작가의 인터뷰 내용 일부입니다. 이 인터뷰처럼, 〈설전도 수련관〉 시리즈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데 능숙하지 못한 어린이들을 위해 기획된 동화입니다. 무례한 친구의 ‘말’에 늘 상처받는 어린이, 악플과 가짜 뉴스 때문에 힘들어 하는 브이로거 어린이, 주변 사람들에게 얕보이지 않기 위해 함부로 욕을 하는 어린이, 부모의 지나친 기대에 자신의 마음보다 부모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게 습관이 된 어린이 등,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크고 작은 ‘말’에 관한 문제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하나 더, 재미있는 점은, 설전도 수련관의 관장과 사범들도 수련을 받으러 온 아이들에게 한 수(?) 배운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성장해 가지요.
김경미 작가는 〈설전도 수련관〉 시리즈에서 누구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말’로 상처를 주고받는 요즘 아이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그려 내고, 이를 극복하는 ‘말의 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센개 작가의 섬세하고 생동감 있는 그림은 감정을 다스리거나 표현하는 데 서툰 많은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건넵니다. 〈설전도 수련관〉 시리즈를 통해 많은 어린이들이 ‘말’에 휘둘리지 않는 건강한 ‘마음’을 굳건히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