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설립 25주년을 맞은 리탐빌 요가 명상 센터의 창립자인 순야 마스터의 새 책이 나왔다. 그는 우리 나라의 명상 문화를 선도해온 인물로, 파격적 행보를 보여온 그 답게 이번 책 역시 모든 통념을 뒤엎는다. 마치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쓴 책 같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우선 순야 마스터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보자면, ‘명상은 도인들이나 하는 거’라는 인식이 팽배하던 25년 전부터 ‘명상은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말해 왔고, 그럼에도 ‘명상은 비과학적’이라고 여겨질 때 미국의 의학 박사 디팍 초프라를 국내 초청해 강연회(슈퍼 소울 릴레이 2회)를 열었으며, 지난 해에는 세계적 베스트 셀러인 책 〈더 시크릿〉 속 멘토이자 목사인 마이클 버나드 백위스를 초청(슈퍼 소울 릴레이 5회)해 종교를 초월한 깨달음을 향한 명상을 경험케 했다. 이처럼 그는 명상의 대중화, 명상의 과학화, 명상의 탈종교화를 위해 한 길 인생을 성큼성큼 걸어왔다. 물론 현재 명상에 대한 인식 변화가 모두 순야 마스터 혼자만의 힘이었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가 명상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중심에 있음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최근 그의 화두는 종교를 초월한 깨달음의 가능성이다. 그리스도와 붓다의 말씀이 변질된 오늘날의 세속화된 종교적 가르침을 비판하며, 원죄나 카르마로 인한 죄의식에서 벗어나 자신이 근원적으로 지닌 신성을 발견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그리고 각자의 신성을 밝히기 위해서는 명상이 답이라고 강조한다. 책 속의 화법은 냉철하고 단호하다. 지금까지 대중적 눈높이에 따라 친절하게 안내해온 것과는 사뭇 다르다. 어쩌면 그만큼 깨달음이 절실한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리라.
이 책의 목차를 보면, 1학년부터 9학년, 그리고 0학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명상을 하면서 의식이 성장해 감에 따라 더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혹자는 의식 수준을 이렇게 나누어 놓은 것을 두고, 비교하고 저울질하는 행위라고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의식에도 수준이 있다는 걸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길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길 위에 쓰레기를 보고 자신이 버리지 않았을 지라도 타인과 자연을 위해 줍는 사람이 있다. 유튜브 콘텐츠를 보다가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비방하는 댓글을 남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비록 내용에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나와 다를 수 있는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람이 있다. 이처럼 저마다 의식 수준이 다양한 가운데, 의식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스스로의 상태를 점검하는 데 좋은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글을 읽으며 불편한 감정이 올라온다면, 저자를 비난하기 이전에, 자신이 어느 학년의 글에서 걸림을 경험했는지 점검하며, ‘아직 더 성장해야 하는구나’ 성찰하기를 바란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깨달음에 대해 쉽고 단순하고 명쾌한 문장들로 빼곡하다. 하지만 한 문장 한 문장이 담고 있는 의미는 참 깊고도 넓다. 그러니 책장 한 켠에서, 언제든 지혜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읽으며 삶의 방향을 잡도록 돕는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