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성서의 생성신학(Theology of Becoming): 예수의 죽음과 부활이 성취한 생성의 여정
통합의 도덕적 질서가 야훼(Yahweh)-엘로힘(Elohim)의 창조에서 의도되었다. 그리고 그 하나됨의 도덕적 질서는 야훼-엘로힘과 정체성 연합을 가지는 사람들의 “삶의 여정”(the journey of life)에서 지속적으로 실현되었다. 반면 우리의 역사 안에서 이항대립의 분리의 도덕적 질서는 그 통합적인 삶을 깨트리고 산-죽음의 역사를 안겨주었다.
기독교 성서는 야훼-엘로힘의 “현존”과 “초월적 가능성”의 변증적이면서 역설적인 삶의 회복, 곧 “새로운 창조”가 나사렛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서 성취되었다고 증언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하나님께서 예수, “그 한 사람”을 존재론적으로 재창조하신 실제적 사건이다. 아울러 복음서와 사도 바울은 “그 한 사람”의 부활은 동시에 ‘집단’ 또는 ‘공동체적’ 사건이라고 증언한다.
마가복음서가 서술하는 부활절 아침에 무덤을 찾은 여인들에게 전해진 소식은 “부활하신 예수는 [그가 사역을 시작했던] 갈릴리로 제자들보다 앞서서 간다”(마가 16:7하)는 것이었다. 마태복음서는 제자들을 갈릴리의 “그 산”으로 오게 하고, 그가 실시했던 통합과 회복을 위한 선교적 사역을 위임하신다(마태 28:19-20). 누가복음서는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하여 그 재창조-새 탈출(new exodus)을 “모든 민족에게 전파하는” 증인이 되라고 명한다(누가 24:45-49). 그리고 누가는 그의 2부작에서 오순절에 창조의 영을 받아 재창조된 회복의 공동체의 시작과 그 공동체의 선교적 과제를 서술한다(사도행전 1:8-9; 2:1-13). 요한복음서는 부활하신 예수가 그의 제자들[형제자매들]에게 창조의 영을 불러넣으시고 그의 사역을 계속하게 하신다(요한 20:19-23). 이렇게 성서는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죽음과 부활[세례]을 통해서 그의 부활의 존재론적 실체에 참여하여(로마 6:4-11) “그 한 사람”이며 동시에 “많음”의 실체를 구현시킨다고 증언한다. 그렇게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창조”(고후 5:17)가 된다. 하지만 그 통합의 새로운 창조는 “이미”이며, 동시에 “아직도 아닌” 변증적인 “생성의 여정”이다. 이 생성의 여정은 “새하늘 새땅이” 하나되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바울은 이를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의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그의 고난에 동참하여 그의 죽으심을 본받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이르고 싶습니다”(빌립 3:10-11). “우리는 모든 창조물이 이제까지 함께 신음하며 해산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압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첫 열매로서 성령을 받은 우리도… 속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소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로마 8:22-24상).
_ 옮긴이의 책 소개 글
◈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 책은 구약과 신약을 통합한 것으로, 오직 하나의 구약만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썼다. 이 둘이 모여 유대 민족의 성경을 형성한다. 그들은 아브람과 사래가 하나님에 의해 시작하도록 부름을 받은 긴 여정을 펼쳐 보인다. 나라도 없고 민족적 정체성도 없는 이주민으로서, 그들은 현존과 초월적 가능성의 “주 하느님”의 존재를 육화함으로써 하느님의 진리를 의인화했다. 아브라함과 사라라는 영원한 언약에 편입된 그들은 보편성과 민족성의 통합의 구현으로서 하나님의 택한 백성의 장자권을 확립했다. 그 여정은 그들의 후손들을 통해 계속되었고, 보편성과 민족성의 결합과 단순한 민족성 사이에서 흔들렸고, 이스라엘 역사의 과정에서 예언자들과 제사장들을 분리시켰다. 이 여정은 모세오경의 야훼 가닥, 이사야서의 네 가지 예언적 부분, 에녹 1권, 다니엘의 묵시록, 세례 요한을 가로지르며, 나사렛 예수의 죽음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을 통한 새 창조와 새 인류의 취임을 통한 분리의 도덕적 질서의 존재론적 종결에서 절정에 이른다. 이 여정은 사도 바울에 의해 끝이 나는데, 그는 민족적으로 결정된 바리새인으로서 이방인들의 나라에게 선물로 통합의 도덕적 질서를 선포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 Amazon.com Book Review
필자가 저술한 이 책에서 아브람과 사래가 시작하고 히브리성서를 거쳐서 마가복음서와 사도 바울에게서 그 절정에 달한 성서적 여정을 분석하고 요약하였다. 이 저서는 샌프란시스코장로교신학대학원에서 40년간 신약성서를 연구하고 강의하면서 체계화시킨 나의 성서신학을 요약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 책을 저술하기로 한 목적은 기독교의 모든 교파와 유대교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참뜻을 이해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문제를 파헤치는 데 있다.
_ 지은이 웨이첸, 〈한국어 책에 부치는 글〉 중에서
필자는 사도 바울이 쓴 일곱 개의 편지와 네 복음서를 통해서 이교적 세계에 소개한 하나됨 또는 통합의 도덕적 질서를 재발견하기 위하여 이 책을 펴내기로 하였다. 이 작업은 창세기 12장 1-3절에 서술된바, 최초의 두 이주민(移住民)이었던 아브람과 사래가 시작한 성서적 여정에 그 바탕을 가진다. 그 두 사람은 인종적 정체성이나 국적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하나님으로부터 목적지가 없이 떠나가 큰 민족을 이루라는 부름을 받았다. 다만 하나님이 가지고 있는 세계성과 인종적 성격을 통합하여 “땅의 모든 족속들에게 축복”이 되라는 부르심이었다. ⋯
하지만 창조주 하나님이 시작하였고 “현존”과 “그 초월적 가능성”의 역설적 삶을 부여받은 회복된 사람됨, 곧 “새로운 창조”가 우리에게 선물로 성서의 증언들을 통해서 전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게도 아직도 이 세계 속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기독교’가 과연 그 하나됨의 도덕적 질서라는 유대적 유산을 살릴 수 있을까? 그리고 모든 인간이 ‘현존’과 ‘그 초월적 가능성’을 하나되게 한 하나님과 함께 연대하여 창조주께서 의도한 통합적 삶을 되찾고 이 세계를 변혁시키는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_ 지은이 웨이첸, 〈머리말〉 중에서
기독교의 도덕적 질서라고 할 때 얼른 우리는 ‘사랑’이라고 답할 것이다. 이 책은 어쩌면 종래의 사랑이라는 개념을 ‘integrity’라는 말로 대치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사랑의 근원을 제시하려고 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생태계의 문제들이 인간과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인 문제들과 뒤엉켜서 제기되고 있는 우리의 현 역사 속에,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전쟁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예언적 메시지를 이 책에서 찾을 수 있게 되기를 염원해 본다.
_ 강요섭, 〈옮긴이의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