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 한국어
그리고 민족 고유의 문자 한글
‘한국인의 얼’로 지켜내다
‘한국인의 얼’이라는 말은 곧 ‘한국인의 정신’을 의미한다. 어떤 민족이든 그 민족만의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가겠지만, 선조 때부터 이어져온 한민족의 합과 긍지로 이룩한 우리의 ‘얼’은 유독 눈부시다.
특히 문화 방면에서 위대한 창조력을 보여주는 우리 역사에서 한글 창제는 가장 빛나는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세종은 왕이기 이전에 성인의 도를 이해하려 했던 학자로서 유교의 통치이념을 전파하고 백성을 교화하기 위해 힘썼다. 새로 문자를 만드는 것이 중국을 섬기는 도리에 어긋난다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자를 배운 특권층이나 학자층에서만 문자가 한정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 군주의 도리를 다한 것이다. 또한 세종 대에 《삼강행실도》, 이후 선조 대에는 《사서오경》을 번역하는 등 유교 경전 번역에도 힘을 기울여, 이를 널리 읽히려 노력함으로써 유교 국가로서의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깊은 학문적 열의와 의지를 쏟아 창제한 한글은 20세기 일제가 식민통치를 합리화하고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정책, 문화정치라는 미명 아래 말살, 탄압당하기도 했다. 민족독립사상과 민족문화의 싹을 뭉개기 위해 한국어 교육 자체를 없애려 한 것이다.
이러한 일제의 가혹한 한국어 말살정책에서 민족의 말과 글을 지키고자 결성한 학회가 바로 ‘조선어학회‘다. 이들은 한국어 맞춤법 통일과 표준말을 모으는 데에 힘썼고 오늘날 한글날에 해당하는 ‘가갸날‘을 제정하는 등 한글의 중요성을 알리며 민족운동의 새 바람을 일으켰다. 조선어학회야말로 한국독립운동사에 있어 한국인의 ‘얼’을 지켜낸 불멸의 공적이 아닐까.
역사의 주체로 등장한 조선 후기 민중들
풍자와 해학이 깃든 ‘한국형 유머’의 원조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풍자와 해학의 나라라고 불려왔다. 권력 위에 서 있는 이를 과장, 왜곡하는 방식으로 우스꽝스럽게 나타내거나, 웃음을 유발하여 사회적 현실을 비판하는 ‘한국형 유머’는 18세기 서민문화의 등장으로 시작되었다.
책에서는 조선의 기존 사회체제가 동요하게 되면서 현실문제에 대한 비판이 문화면에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소개한다. 18세기에 일어난 새로운 문학과 예술은 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의해서 이루어졌는데, 특히나 기존 양반 사대부들만의 전유물이던 한글문학이 여러 계층으로 퍼져 나갔으며, 한글소설, 사설시조, 서민가사, 판소리 등 새로운 장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는 적서차별의 폐지, 탐관오리의 응징, 새로운 이상향의 개척 등 개혁의식이 담긴 허균의 《홍길동전》이 있고, 《운영전》, 《숙향전》과 같은 남녀상열지사를 돌파하는 남녀 간의 애정이 묘사된 소설, 서민들이 바라보는 현실과 민담들이 묘사된 《콩쥐팥쥐전》, 《춘향전》 등의 소설들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이외에도 《한국사 다이제스트100》에서는 봉건체제가 해체되어가고 자아의 각성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조선후기의 시대적 배경을 다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풍속화, 판소리, 탈춤 등 다양한 서민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서민문화의 발달이 단순히 그 당시 사회현실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일반 민중들이 역사의 주체로서 등장하는 근대로의 이행과정에서 발생한 문화적 현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