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머릿속에서는 엄청난 생각이 일어난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남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 또한 나만의 이유가 붙기에 모든 것은 정당하다. 삶을 매우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주어진대로, 흘러가는대로 삶을 마주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이란 무엇인가? 이 또한 우리의 주관에서 판단하는 것은 아닌가? 다양한 포물선을 그리며 삶을 살아온 세 사람은 한 접점에서 만난다. 이들을 둘러싼 이야기, 각자는 자기만의 사정이 있다.
성낙헌 작가는《연쇄삶인》에서 끊어지는 사슬과 이어지는 사슬, 그리고 끊기지 않는 사슬을 우리의 삶에 빗댄다. 열정없이 여유롭게 살아왔던 ‘진호’, 생존하기 위해 영악함을 택했던 ‘은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했던 ‘길준’. 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과,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적응해야했던 우리의 과거, 어릴적 아이들이 담겨있다. 상상만 했던 것들을 주인공들은 행동에 옮기고, 대담히 실행한다. 마치 아이처럼 마음속에만 담아 두었던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상상을 보여준다. 인간은 시간이 무색하게 집중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슬픔과 기쁨이 상대적이다. 때로는 이해하기 힘든 타인의 삶을,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어색하기도, 신기하기도, 약간 불편하기도 한 경험이지만 그러기에 매우 필수적이다.
"…예쁘다." 은수는 사랑에 빠졌다. 그녀의 황홀한 시선은 붉은 핏물을 무감하게 바라보는 남자에게서 떨어지지 못했다.
다양한 장면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의 대사에는 차가움과 따뜻함, 냉정함과 사랑이 서려있다. 우리의 흔들림은 당연하다. 그저 이 바람에 적응하며, 더 단단해질 그 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