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문화부 장관 이어령, 연극배우 박정자 강력 추천!★
민화 속 상징체 해석부터 그림의 쓰임까지
옛이야기를 전하듯 풀어쓴 설명
책에는 「화조도」 「문배도」 「책거리」 「평생도」와 같은 다양한 장르의 민화 작품이 언제 그려져서 어디에 사용되었는지 그림이 그려진 배경과 그 쓰임은 물론, 모란, 나비, 개구리, 수박, 석류와 같은 특징적 소재의 뜻풀이도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가령 벽사와 길상을 염원하는 용도로 새해가 다가오기 전 집 안팎에 붙였던 「문배도」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호랑이나 해태 등 신성한 동물을 주인공 삼은 민화 대신 개와 닭처럼 일상 속 친근한 동물을 등장시킨 그림을 선보이며 오랜 세월 사람과 함께하며 교감해온 동물이야 말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 수호신과 같다 여긴 선인들의 마음을 헤아려 알려주고, 또 개구리와 나비처럼 변태(變態)라는 형태적 변화를 거치는 생물은 한곳에 머물지 않고 고통을 감내하며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상징하다고 여겨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도약의 의미로 집 안 곳곳에 붙이곤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쉽게 풀어쓴 그림 해설은 민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그 안에 깃든 길상의 의미가 일상에 지친 바쁜 현대인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는 저자의 살가운 메시지는 따뜻한 위안이 되어준다.
우리 민화는 사람들에게 한사코 함께 행복하고 사랑하며 살자고 말한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작가들은 각종 은유적 상징물을 동원해, 배려하고 양보하며 겸손하고 순리대로 살자는 뜻을 조형화한다.(66쪽)
자연과 인간의 사랑, 불멸의 가치, 인륜과 도덕 등
우리 삶에서 소중히 다뤄야 할 의미를 담은 그림
책은 총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절이 왔다가는 순환의 의미를 담은 민화를 시작으로 선인들의 일상과 삶을 담은 장면, 깨달음과 성찰을 전하는 교훈적 의미 및 고전소설, 고사의 한 장면을 묘사한 설화화까지 80점이 넘는 작품을 우리 일상과 접목하여 재미나게 들려준다.
민화에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본능, 자연 합일의 가치와 인류애, 사랑, 도덕과 윤리, 신화와 상상력, 성찰과 깨달음 등 오랜 기간 인간의 삶을 다채롭고 풍요롭게 만든 다양한 의미가 서려 있다.(7쪽)
그중 효제충신예의염치(孝悌忠信禮義廉恥) 여덟 글자를 잉어, 죽순, 부채, 거문고, 귤, 봉황, 오동나무 등과 같은 여러 사물로 표현한「문자도」는 우리가 살아감에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덕목을 재치 있게 알려주고, 입신양명과 출세를 기원하는 소망이 깃든 「약리도」는 꿈을 좇는 모두에게 힘찬 기운을 전해준다. 또 조선시대 사랑방에 걸려 있던 「책거리」와 「호피장막도」는 방주인의 취향과 당시 사치품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고, 고사 속 장면과 인물을 묘사한 민화에서는 캐릭터가 살아 있는 인물 표현은 물론, 우리 민족 특유의 해학과 조형미를 감상할 수 있어 민화의 폭넓은 스펙트럼에 감탄하게 한다.
조선 후기에 꽃피운 민화는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조형 어법으로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7쪽)
누구나 꿈을 꾸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을 화폭에 담아낸 민화는 어쩌면 가장 한국적인 미술이자, 가장 서민적인 예술이며, 지금 우리의 마음을 보듬어줄 친구 같은 그림일 것이다. 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생전에 남긴 말처럼 “즐거운 색의 잔치”를 한가득 펼쳐 보이는 『우리 곁의 민화』는 “활기에 차 있으면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융합과 균형, 자율성의 멋을 발현하고” 있으며 일상을 화사하게 물들일 선물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