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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 무덤

빨갱이 무덤

  • 구자환
  • |
  • 삶창
  • |
  • 2024-04-30 출간
  • |
  • 320페이지
  • |
  • 145 X 210mm
  • |
  • ISBN 9788966551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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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경남 지역 민간인 학살의 진실

영화감독 구자환이, 자신이 만든 민간인 학살 다큐 영화에서 다 하지 못한 말을 책으로 펴냈다. 경남 지역에 한한 아쉬움은 있지만, 학살 피해자의 가족과 목격자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학살지를 발굴하고, 자료를 뒤적여 이루어낸 기록이다. 저자의 말대로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넘으면서 증언자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 책의 의미는 남다르다 할 것이다. 그동안 두려움과 상처 때문에 증언을 꺼리던 피해자 가족과 목격자의 말을 받아 적고 또 영상으로 찍으면서 저자 또한 힘든 여정을 지내왔다. 일단 집단 학살이 사람들에게 심어준 트라우마를 저자 또한 감당해야 했기에 그랬다. 마지막 영화를 찍으면 “민간인 학살 사건에서 벗어나려고 한다”는 말에서도 그것이 느껴진다.
저자가 다큐멘타리 영화를 찍으면서 확인한 학살 현장 및 증언은 어떤 시대가 오건, 또 아무리 시간이 지난다고 해도 지워져서는 안 되는 우리 역사의 기록이다. 아픈 기억은 지우고 좋은 기억은 살리는 것이 역사는 아니다. 역사는 그 모든 것을 힘들면 힘든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후대가 받아 안아서 미래에 넘겨 줘야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구자환 감독의 이번 책은 역사를 대하는 귀감이 된다. 누구나 아픔은 망각하고 싶은 것이지만 아픔의 망각은 좋은 기억마저 왜곡하기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역사는 편의에 따라 취사 선택된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은 우리 역사의 아픔 중에서도 아주 큰 아픔이다. 하지만 이 기억을 맞대면하는 용기가 많아질수록 아픔의 치유는 빨라지고 또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진주시 사봉면 대곡리 이혜기 할머니도 당시 스물한 살이던 남편을 잃었다. 남편은 좌익이 무엇인지 우익이 무엇인지 몰랐다. 동네 사람들이 한번 가 보자고 해서 갔던 길에 보도연맹에 가입했다. 그 일이 비극이 될 줄 몰랐다. 남편은 1950년 음력 6월 1일 동네 사람들과 회의하러 간다고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49쪽)

이 책은 역사에 대한 일반론적인 또는 교양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위의 인용처럼 구체적인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기록이 바로 민중들의 아픔에 관한 것이라는 점이다. 주로 한국전쟁 전 국민보도연맹원 학살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그만큼 국민보도연맹 학살 사건이 깊은 응어리로 남아서이기도 하지만 국민보도연맹 자체가 국가의 거대한 속임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좌익이 뭔지도 모르고 가입하라고 해서 가입했다가 불려나가 학살당했다는 증언은 이 책 전체에 걸쳐 되풀이된다.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한국전쟁 전에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했음을 이 책은 고발하고 있다.
학살의 방법이나 희생자의 처리 문제도 충격적인데, 동네 주민들에게 희생자들을 매장하게 하거나 아예 수장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수장된 희생자들의 시체가 대마도까지 떠내려간 경우도 있었다.

한국전쟁 당시 마산형무소에서 전차 상륙함(LST)을 타고 괭이바다에서 학살된 민간인 일부의 시신은 해류를 타고 일본 대마도(쓰시마)로 떠밀려갔다. 거제도 지심도 인근에서 수장된 이들과 부산형무소에서 갇혀 오륙도 앞바다에서 수장된 이들 일부도 대마도로 떠내려갔다. 이보다 앞서 제주 4·3항쟁과 여순항쟁 관련자로 추정되는 이들도 시신이 되어 대마도 해안에 떠올랐다.(31~32쪽)

어쩌면 독자들은 반복되는 학살 기록 때문에 현기증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학살 전의 사정과 학살 후의 상황을 함께 꿰맞춰 가다 보면 이승만 정권의 국가폭력에 몸을 떨 것이다. 학살 자체도 용납할 수 없지만 그 이유와 사후 대처에서 최소한의 합리성과 인간에 대한 예의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해자 가족에게 가해지는 2차 폭력이 차라리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빨갱이’는 국가폭력의 언어일 뿐

한국전쟁 이후의 적잖은 세월은 희생자 가족의 입을 막아온 시간이며 동시에 연좌제 등을 통한 2차 가해의 시간이기도 했다.

어떻게 해서라도 자식을 키워야 했다. 남편이 죽임을 당한 이후로 김수가는 진해, 부산 등지를 오가며 안 해본 장사가 없을 정도로 악착스럽게 살았다. 하지만 억울하게 남편을 잃은 하소연은 어디에도 할 수 없었다. 악착스럽게 키운 큰아들과 작은아들은 연좌제로 피해를 보아야 했다. 큰아들은 공무원에 합격하지 못했고, 작은아들은 공군사관학교 시험에 합격했으나 신원 조사 이후에 탈락했다. 그들에겐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다.(128쪽)

이 모든 것이 학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함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도리어 학살지는 자연재해로 인해 소실되기까지 했다. “태풍이 들이닥친 이후 시신을 묻은 장소가 해일에 밀려 사라”(302쪽)지기도 했던 것이다. 가장의 죽음으로 인한 생활고, 그리고 여기에 덧대진 국가의 입막음과 연좌제로 인한 추가 폭력이 더해졌다. 이렇게 되면 피해자 가족은 체념하거나 또는 그런 시간이 다시 올지 모른다는 깊은 두려움을 갖기 마련이다. 왜냐면 우리는 아직 분단 체제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학살이 해방 이후 벌어진 분단 때문임을 가리키는 동시에 그것이 희생자 가족의 뼈에 새겨졌다는 사실도 의미한다.

잠시 먼 산을 응시하던 할머니는 체념한 듯 우리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옛날에는 이 일을 말하지도 못했고, 이 일을 묻고 다니다 가는 잡혀갔을 것이라고 했다. 좋은 세상이 왔지만, 할머니는 겁이 난다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무엇 때문에 겁이 나느냐고 내가 물었다.
“해나(행여) 또 돌아올까 싶어서. 옛날 세상 돌아올까 싶어서 겁이 나는 거라. 아직까지 남북이 안 갈려 있는교. 갈려 있는데 겁이 안 날 턱이 있나. 겁이 나는데.”(266쪽)

민간인 학살은 한국전쟁 전부터 줄기차게 일어났던 바, 이승만 정권은 남한에 북한의 적이 존재한다는 두려움과 광기 어린 집착에 휩싸여 있었다. 우리가 아는 ‘빨갱이’의 탄생은 그런 현실적 맥락 속에서 이루어졌다. 분단에 반대하거나 일제 식민지 시절의 친일 경찰을 미워하는 감정까지도 빨갱이의 증표로 삼았던 것은 그동안 충분히 밝혀진 사실이다.
저자는 그래서 아예 이 책의 제목을 ‘빨갱이의 무덤’이라고 붙였는데, 이것은 이승만 정권이 차라리 이념 전쟁을 벌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빨갱이’를 필요로 했던 감춰진 진실을 겨냥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너무 오랫동안 빨갱이라는 말을 어떤 이유에서건 쓰지 못하게 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그만큼 강력한 낙인 효과를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낙인 효과를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빨갱이라는 이름으로 학살당한 이들의 원혼을 달래주고 명예를 회복시켜 줘야 하는 게 급선무다. 빨갱이가 아니었음을 밝혀주는 차원을 떠나 ‘빨갱이’라는 언어 자체가 이승만 정권의 폭력과 독재를 정당화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민간인 학살 피해자와 그 가족의 복권, 그리고 학살의 반복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수동적인 방어와 변명이 아니라 민간인 학살은 일방적이고 비이성적인 국가폭력일 뿐임을 폭로하는 일이 필요하다. 저자가 ‘책을 펴내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제목을 ‘빨갱이 무덤’으로 지은 이유는 “당신들이 빨갱이라고 죽인 사람들이 누구인지 봐라”고 항의를 하기 위해서다. 다른 하나는 한국 사회에 만연하는 레드콤플렉스를 없애고 싶었다.(11쪽)

목차


책머리에 • 5

1부 창원 지역 민간인 학살―이래도 속고 저래도 속고 / 17
하늘도 무너지고 땅도 꺼지던 ‘그해 6월’ / 18
괭이바다—바다를 떠도는 영혼 / 76
봉인된 죽음의 산야 / 118

2부 함안 지역 민간인 학살―목 잘린 남편 / 151

3부 창녕 지역 민간인 학살―백지에 찍은 도장 / 159

4부 진주 지역 민간인 학살―아들과 함께 묶일 걸 / 185

5부 산청 지역 민간인 학살―학살의 대지에 비가 내리고 / 207

6부 의령 지역 민간인 학살―그 사람들 살려주었으면 어떻겠노 / 229

7부 사천 지역 민간인 학살―학살이 자행된 섬에는 뱀만이 들끓었다 / 269

8부 통영 지역 민간인 학살―억울하게 죽은 사람만 억울하지 / 277

9부 거제 지역 민간인 학살―통곡의 섬 거제도 / 299

부록―한국전쟁 전후 경남 지역 주요 민간인 학살지 및 매장지 /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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