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용성스님의 손상좌 불심 도문스님(용성스님의 후원자인 만석꾼 임동수의 증손자이기도 함)의 구술을 기초로 다양한 사료를 비교하며 역사의 숨은 그림을 추적하고 있다.
“용성조사님의 행적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독립운동사는 새로 씌어질 겁니다.”
왜, 3·1 만세운동에서 태극기를 사용했을까? 대한민국 국호의 탄생 배경은 무엇일까? 민족대표는 왜 33인으로 구성했을까? 상해임시정부는 어떻게 3.1운동이 끝나자마자 바로 설립될 수 있었을까? 명월구는 어떻게 만주독립운동의 근거지로 부상할 수 있었을까? 윤봉길의사는 어떻게 김구와 인연이 되었을까? 누군가가 중개했다면 그는 누구일까? 조중연합군 창설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이 책이 제기하는 여러 질문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롭다.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첫걸음일뿐이다. 1919년 이후 ‘잊혀진 100년의 진실’에 대해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이 책은
꽤 흥미로울 것이다. 유익함마저 얻는다면 그건 덤이다.
“네. 이제 전문 학자들이 연구해서 보완을 해주셔야죠. 우리가 이런 구술조차 없으면 어떤 사실들이 있었는지를 아예 모르니까 연구할 수조차 없지만, 이렇게 아주 생생한 구술이 있으니까 그걸 출발점 으로 삼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구술이 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증거를 보완해야 합니다. 증거 자료를 찾고 보완해서 묻혀버렸거나 잊힌 역사를 다시 드러내고 회복하는 게 우리 후손들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백용성조사기념사업회 이사장, 법륜)
우리 선조들이 100년 전에 3.1 독립운동을 할 때 그 취지가 단순히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것이었다면, 대한제국 부흥운동에 머물렀을 것이다. 그러나 ‘왕’이 주인인 시대가 끝나고, ‘백성’이 주인인 시대, 민(民)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만들자는 ‘대한민국’ 수립운동이 용성스님의 독립운동 정신이었다. 용성스님의 독립운동 행적에 대한 ‘기억’이 역사로 부활할 수 있을지는 후세가 결정하겠지만,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뭇 중생을 구하겠다’는 서원을 세운 용성스님이 어떻게 온 생애에 걸쳐 전력투구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강렬한 감동과 자부심을 안겨준다.
이 책은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성찰하게 하는 깊고 묵직한 울림이 있다. 역사의 주인으로 살고 싶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