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은 고지다.
독도는 ‘한국해’라는 우리 바다 산의 우리 고지다.
한국해 산꼭대기 한국 고지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산 이름을 일본의 별칭 ‘동해’ 버리고‘한국해’로 바로잡아야 한다.
- 본문 중에서
『한국해 KOREA SEA』는 이어도를 통해 해양 영토를 복원한 쾌거를 이루어낸 강효백 저자의 역작이다.
한국해에서 나고 자란 저자는 본서에서 풍부한 사료와 방대한 도편을 활용하여 동해에 매몰된 해양 명칭을 바로잡음으로써, 우리 해양 영토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적, 입체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왜 한국해를 한국해라 부르지 못하는가?
옛 일본의 지식인들은 자국을 동해로 표기하고 불렀다. 일본의 군국주의, 제국주의가 한껏 고조되던 시기에 동해는 대일본제국과 동의어가 되었다.
한일병탄 이후 일제는 한국의 고유 지명을 별 의미 없는 동서남북 방위를 붙여 개칭했다. 국제에서 통용되던 바다 이름 한국해를 동해로, 대한해협을 남해로, 황해를 서해로 변조시킨 것 또한 이 시기다. 즉 일본이 한국을 침탈하는 과정에서 한국해는 일본해로 변조되고, 독도는 다케시마로 바뀌었다. 이 같은 변조에 우리의 대응은 고작 고유 명칭인 ‘한국해’에서 방위개념이자 일본의 별칭 ‘동해’로 퇴보한 것이었다.
이처럼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 저자는 우리 바다 고유의 이름의 변천을 통시적으로 살펴본다. 다양한 사서와 문헌, 우리에게도 익숙한 『하멜 표류기』, 『걸리버 여행기』, 『모비 딕』까지 망라하여 잘못된 주장들은 짚고, 독자의 관심과 호기심을 환기한다.
왜 동해 아닌 한국해로 불러야만 하는가?
특정 국가의 이름이 붙은 바다나 만, 필리핀해, 노르웨이해, 아일랜드해의 예를 보면 해양 관할권의 대부분은 그 특정 국가가 차지한다. 반면, ‘EAST SEA’와 같은 방위 지명은 그 바다가 속한 지리적 위치를 명시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막연히 동쪽 바다라는 의미 의외에 어떠한 지리정보를 제시하지 못한다. 한국해 명칭을 되찾는다면, 남한 육지 영토 면적의 10배에 해당하는 대한민국 해양영토 주권을 회복할 수 있다.
둘째, 국제해양법에 근거하여 독도 동쪽 200해리까지 한국의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을 주장할 수 있어 독도 문제를 진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허망한 구호나 변죽을 울리는 모호한 표현 대신 저자는 부인할 수 없는 도편과 사료들로 한국해의 당위와 가치를 역설한다. 짧고 힘 있는 쾌도난마의 문장들 또한 이 책의 큰 매력 중 하나로 다가온다.
지식의 발견은 그 자체로 얼어붙은 인식을 깨는 일이다.
또한 지도와 서적, 서양 각국의 역사에 새겨진 한국해라는 이름을 발견하는 일은 지식을 넘어 우리 해양 영토 주권을 되찾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 책이 오랜 편견의 벽을 허무는 도끼의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