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집은 애완견 사진집이 아니다. 강아지를 가족으로 맞이하게 된 시기에 닥친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의 일기와 같은 것이다. 그래서 나날이 변해가는 사회를 의도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요시카와 나오야는 일본, 한국, 중국, 이태리, 폴란드,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사진 전시를 해왔고, 2016년 대구사진비엔날레 예술 감독을 맡은 사진작가다.
이미 사진작가로 40여 년 동안 활동해 왔던 그는 일본 화랑에서 핸드폰으로 촬영한 일상을 전시하자는 제의를 받고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작품으로 보여주려면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로 제대로 찍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애완견 사진집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선 어떤 방식으로 작품을 구성해야 하는가?
그는 기존의 많은 사진작가가 애완동물을 찍은 작품집도 들여다보고, 애완동물을 주제로 쓴 소설책도 여러 권 읽었고, 또한 핸드폰으로 찍은 작품을 발표한 작가의 사진집도 찾아보면서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많은 고민 끝에 그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가족 주변과의 ‘인연’을 기록한 전시와 작품집을 만들려고 마음먹었고, 2년 반에 걸쳐 찍은 9,287장의 사진에서 먼저 770장을 골랐고, 그것을 디자이너한테 넘겨서 이 작품집을 만들어냈다.
요시카와는 1985년 학생 시절에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그 후, 오사카에 사는 요시카와는 “도쿄에 가는 것보다 한국에 오는 게 더 가깝게 느껴진다.”고 할 정도로 한국을 수없이 왕래했고, 한국 사진가들과의 오랜 우정을 소중히 하고 있다.
그래서 그가 처음으로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으로만 구성한 이 『해피도그』 사진집은 요시카와 작가를 잘 아는 한국 사진작가한테도 생소한 작품집으로 비칠 것이다.
이것은 사진이 가지고 있는 기록성을 충실히 지킨 일본 중견 사진작가의 전혀 새로운 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