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글쓰기를
당신의 삶에 적용하면 일어나는 변화
30년간 글쓰기에 몰두한 작가 김종원은 글쓰기의 대가 괴테에게서 글쓰기의 ‘원형’을 발견한다. 연봉 1800만 원이던 시절, 책값으로 300만 원을 쓰며 미친 듯이 책을 사고 읽어대던 ‘독서 폭발기’를 지나 괴테를 만나면서 1년에 딱 한 권만 읽기 시작했다. 무려 15년 이상 이어진 독서 습관이다. “독서 방식을 바꾸자 당장 내가 쓰는 글의 깊이와 수준이 달라졌다. 괴테의 힘을 강력하게 체감한 것이다. 매년 100권을 읽었던 시절보다 더 많은 책을 썼지만, 더 깊게 멀리 퍼지는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지난 15년간 매년 괴테의 책 한 권을 깊게 사유하고 생각을 저미어 독자들 앞에 내보이는 김종원 작가의 첫 번째 글쓰기 책이다.
그가 괴테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만큼 글쓰기의 정수에 가깝기 때문이다.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20대 중반에 썼고, 이를 통해 독일의 문화 수준을 높였으며, 20대 후반의 나이에 귀족이라는 신분을 스스로 쟁취하여 바이마르 공국을 책임지는 재상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철학자 니체, 황제 나폴레옹, 음악가 리스트와 베토벤 등 다양한 분야의 최정상에 있는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평생 성장하는 현역으로 살았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김종원은 괴테의 글쓰기 태도에 주목한다.
괴테는 언제나 자신이 경험한 단어, 자신의 삶 속에서 ‘측정 가능한 단어’만을 사용했다. 경험하지 못한 단어는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고 여겼다. 누구라도 자신의 경험치를 넘어서는, 마음 밖에 존재하는 것을 글로 쓸 수는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면 그 이유는 자신이 경험하지 않았거나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을 쓰려고 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삶 속에서 움직여야 한다. 아무리 좋은 구두를 신은 사람이라도 삶이라는 대지를 벗어나면, 자신의 모든 가치를 잃는다.” 글쓰기의 목적은 아는 것을 과시하거나 화려한 미사여구를 동원해 글쓰기 실력을 뽐내는 데 있지 않다. 다만, 글을 통해 자신의 능력과 내면을 점검하고, 그 안에서 쓰기를 통해 자신을 나아지게 해야 한다. 매일 글을 고쳐 쓰면서 자신의 일상에 존재하는 보기 싫은 부분도 함께 고치는 것. 그래서 오랫동안 글을 쓴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알고, 무엇이 부족한지도 깨달을 수 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배울 안목과 의지도 가질 수 있게 된다. 어떤 교육으로도 얻을 수 없는 수많은 삶의 무기를 갖게 되는 셈이다.
“나는 매일 내 방식대로 쓴다. 진실로써 자기 이야기를 쓰는 사람은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다.” 이는 괴테가 손꼽는 글쓰기의 장점이다. 그는 글을 쓰며 세상과 사람으로부터 받은 수많은 상처를 치유했다. 그런 생각으로 글을 쓰면 자신에게 솔직해지며 타인을 의식하는 감정도 사라진다. 세상의 시선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 자신이 되며, 비로소 자기 삶을 살게 된다.
대가가 말하는
글쓰기의 본질
이 책에는 괴테의 흔적을 좇는 동시에 헤밍웨이, 이어령 등 글쓰기의 대가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말하는 공통된 원칙은 ‘일단 써라’. “당신이 어떤 대가에게 삶을 관통하는 지혜를 들었더라도 일단 써야 그들의 조언을 활용할 수 있다. 쓰는 자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쓰지 않는 자를 쓰게 만들 수는 없다. 결국 쓰려는 의지를 가진 자가, 가장 앞서서 진화하게 되며 자기 삶을 완벽에 가깝게 완성한다.” 스스로 쓰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재능이다. 좋은 글을 쓰려고 하지 말고, 나쁜 글이라도 일단 완성하라.
그리고 중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마음으로 쓰는 것이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면 일기가 되고, 남도 읽고 싶은 이야기를 쓰면 ‘좋아요’가 붙고,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를 쓰면 공유가 된다. 그러나 타인을 도와주려는 마음을 담으면 ‘브랜드’가 된다”라고 강조한다. 우리를 유혹하는 3가지 마음을 버리면 누구나 멋지게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다. 하나는 ‘이득을 보려는 마음’이고, 또 하나는 ‘있어 보이려는 마음’이며, 마지막 하나는 ‘보답을 바라는 마음’이다. 이 세 마음은 인간이 가진 기본적인 욕구이지만, 매우 헛되다. 그런 마음으로 글을 썼다면 그 글은 단 한 사람도 위로하지 못할 것이다. “30년 넘게 글을 쓰며 느낀 건, 글의 중심에 내가 있고 거기에 차분하게 좋은 마음을 담을 수 있다면, 무엇을 생각하든 자신의 생각을 선명하게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글은 곧 마음을 쓰는 일”이다. 김종원 작가는 “나의 집필실은 책상이 있는 ‘방’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이 가득한 ‘사람’ 속에 있다”라고 고백한다. 타인을 애틋한 마음으로 안아주고 힘들 때는 손을 잡아주는 일, 단정한 일상을 위해 진정으로 애쓰는 일, 그게 바로 글 쓰는 사람이 보내면 좋을 일상이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글쓰기의 본질은 다름 아닌 사랑에 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서만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 그래서 사랑이 없는 자는 글로 쓸 것도 없다.”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글을 쓰고 싶은 당신에게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매일 사랑할 것들을 치열하게 만나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