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제1부에서는 작품의 품격으로 볼 때 진정한 성장 소설의 표본으로 내세울 수 있을 만한 일곱 작품을 엄선해 소개한다. 위에서 굵은 글씨로 강조된 작품들이다. 이러한 선별 기준은 물론 전적으로 필자의 개인적인 독서 취향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대를 불문하고 국내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온 작품들이기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비 그친 후 맑은 하늘에 걸쳐 있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그리고 보라색, 일곱 색 고운 빛깔의 무지개는 우리 마음도 밝게 채색한다. 하늘에 걸린 무지개는 순수한 동심과 관련된 동화의 주요 배경이 되기도 한다. 나아가 시인이나 화가, 음악가들에게도 영감을 줘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탄생시키는 주요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그런 연유로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우리 인생에서 희망적인 미래를 이야기할 때 흔히들 ‘무지갯빛 미래’ 혹은 ‘장미빛 미래’라고들 한다. 이 책의 제목을 ‘무지갯빛 성장 소설 이야기’라 정한 까닭도 여기 있다. 이 작품들을 통해 청소년들의 교양 진작은 물론이고, 독자들, 특히 젊은 독자들 앞날의 희망적인 인생 설계와 비전 제시에 간접적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1부에 수록된 작품들은 필자가 엄선한 교양 소설들이다. 여기 소개된 일곱 작품은 성장 소설 중의 성장 소설들이다. 독자들에게 무지갯빛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 주는 멋진 문학 작품들이다. 이 책의 제목인 ‘무지갯빛’ 성장 소설들로 불릴 충분한 가치가 있는 훌륭한 작품들이다.
물론 제2부와 제3부에서 소개하는 작품들도 제1부에 선정된 작품들 못지않게 품격 있는 성장 소설들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제1부에 수록하는 대신에 제2부와 제3부로 나눠 수록하였다. 이를테면 헤르만 헤세 경우 제1부에서 소개된 『유리알 유희』 이외에도 『데미안』과 『싯다르타』 두 작품 역시 뛰어난 성장 소설임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한 작가의 세 작품을 동시에 제1부에서 다루는 건 작가의 연대기적 구성에도 그렇고 국가적 배경에도 균형이 맞지 않은 것 같아 제2부에서 다루었다. (토마스 만 역시 헤르만 헤세와 같이 조국을 버리고 타국에서 생활하다 스위스에서 생을 마감하긴 했지만, 괴테와 같은 조국인 독일계 작가라 제2부에서 언급한 것도 같은 이유이다.)
제2부와 제3부는, 제1부와 같은 상세한 고찰 대신에 간단한 에세이 형태로, 책 소개와 함께 필자의 개인적인 감상문 형식으로 편집하였다. 숲속 오솔길을 가볍게 걷는 기분으로 적은 글들이다.
제2부는 친구들과의 우정을 통해 성장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주된 줄거리를 갖는 작품들을 묶었다. 그런가 하면 제3부에서는, 주인공들이 처한 사회적, 시대적 환경을 헤쳐나가면서 성장하게 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을 따로 묶었다.
사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청소년 시절을 지나왔고, 또 그 시절을 지나지 않고 성장할 수는 없는 법이다. 행복한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어른들이 있는가 하면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아픈 과거를 지닌 어른들도 있을 것이다. 어른이 된 사람들의 과거야 어떠했든, 어릴 적엔 그들 앞에 놓인 세상이 잿빛 구름 속에 있는 사람들보다는 어려운 환경 아래에서도 내일은 밝을 것이라 희망하며 무지갯빛 미래를 꿈꾼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더구나 오늘 현재 아직도 성장해야 할 청소년이나 아이들이라면, 더욱더 자신 앞에 펼쳐질 미래가 무지갯빛처럼 찬란한 빛만 비춰주기를 기대할 것이고 또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비단 제1부에 따로 소개된 일곱 소설 외에 제2부와 제3부에 포함된 소설들도 모두 ‘무지갯빛’ 성장 소설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다만 전체 책의 분량을 고려해 필자의 마음속에서 다른 작품들보다 상대적으로 울림이 더 컸던 작품들만을 제1부에 수록하였을 뿐이다. 이 책의 분량을 고려해 모든 작품을 일일이 자세히 소개할 수가 없는 점이 아쉽다. 제1부에 포함된 일곱 편의 소설에 대해서는 각 작품에 대한 해설 및 감상문이 대략 25쪽 내외의 분량으로 되어 있지만, 제2부와 제3부는 각각 대략 10쪽 내외의 분량으로 되어 있다.
여기 수록된 성장 소설들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겐 미래를 향해 현실을 헤쳐나가야 할 자신들의 마음가짐을 다지는데, 그리고 청소년 시절을 지나온 어른들에겐 자기 자녀들이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한 나침반으로 유익하게 활용되었으면 한다. 물론 여기 수록된 성장 소설들 속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걸어온 과거 청소년 시절을 반추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아무튼 여기 언급된 작품들 소개는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에 바탕을 둔 것이다. 개별적인 소설들에 대해서는 다양한 문학 비평서나 연구 보고서 등이 발표되어 있다. 필자는 수필가이다. 게다가 공학자를 본업으로 한다. 따라서 전문적인 문학 비평가도 아니요, 문학 연구자도 아닌 문학 애호가 처지에서 필자 나름대로 쓴 글들이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을 읽고 느낀 바를, 그리고 필자의 가슴속에 깊이 남은 인상 등을 중심으로 적은 감상문 같은 글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문학의 숲을 걸어가면서 느낀 바를 글로 옮겼다. 달리 말하면 여기 수록된 작품들을 이해하는 데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는 길라잡이 역할을 했을 뿐이다.
문학 작품들에 대한 가치 평가는 독자들의 몫이다. 그러기에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을 정독해야 비로소 작품들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그 작품들이 풍기는 향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과 더불어 여기 수록된 작품들을 꼼꼼히 정독하기를 권한다. 필자만의 인상으로 혹여라도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의 고귀한 가치를 손상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게 필자의 솔직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