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김민정’이 하나의 장르라고 굳게 믿으며 문학과 문화, 창작과 비평을 넘나들며 다양한 글을 쓰고 있다. 자신만의 멀티버스에서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와 《쿨투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마니에르 드 부아르》 편집위원, 그리고 KBS World Radio 〈음악세상〉 고정 패널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언젠가는 ‘지금 여기’ 문화예술의 좌표를 거룩한 천상계로 올려놓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글로벌콘텐츠랩 〈한사람〉에서 아름다운 혁명을 꿈꾼다. 2012년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2022년 르몽드 문화평론가상, 2022년 중앙대학교 교육상을 수상하였으며, 『드라마에 내 얼굴이 있다』 외 여러 권의 단독저서와 『우리는 왜 피곤한가 - 제로섬게임과 피로감수성』 등 여러 권의 공저가 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대표 문화콘텐츠 전문가이다.
이번에 출간한 문화평론집 『본질은 그것이 아니다』에는 광활한 대륙을 누볐던 분주한 저자의 발걸음이 남긴 ‘현장 비평’만의 ‘공기 반 숨 반’의 살아있는 호흡으로 고스란히 담겼다.
저자는 “높은 시청률, 많은 관객수, 높은 화제성 지수, 많은 구독자수…. 대중성은 많은 돈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콘텐츠는 돈텐츠가” 맞지만 시대 흐름과 문화 트렌드에 따라 돈의 움직임은 달라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의 거센 파도 가운데 변하지 않는 가치, 영원불변 궁극의 가치는 바로 “사람”임을 언급한다. 대중서사예술로서 콘텐츠가 가진 대중적 영향력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사로잡는 힘에 기인하며.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 사람이 본질”이라는 것이다.
대중의 마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 그것이 콘텐츠를 대하는 바람직한 태도이다. …(중략)… 콘텐츠 안의 등장인물들부터 그 밖에 있는 관객과 독자, 그리고 시청자들까지 콘텐츠 안팎의 마음‘들’을 나는 눈여겨본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던져가며 콘텐츠의 안과 밖을 쉼 없이 오가는 일. 그 일은 가깝고 편한 지름길을 놔두고 세상의 모든 옆길과 샛길을 다 밟아가는 길고 긴 세계 일주와 비슷하다.
- 「콘텐츠의 본질은 그것이 아니다」 중에서, 본문 8-9쪽
세상을 향한 그 둘레길에서 저자는 ‘사람’을 만나고 ‘마음’을 발견한다. 그렇게 현상이 아닌 현상에 가려진 본질에 점점 가까이 다가간다. ‘K-웨이브와 역사적 비극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K-세계관과 맨몸 서바이벌의 본질과도 만난다.
2025년 넷플릭스가 ‘넷플릭스 하우스’를 미국에 오픈한다고 해서 화제다. 넷플릭스 하우스는 〈기묘한 이야기〉 〈위쳐〉와 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복합 문화공간이다. 그중 〈오징어 게임〉은 방탈출 게임과 같은 오프라인 체험 공간으로 기획될 예정이라고 한다. 자, 여기서 주목. 〈오징어 게임〉은 세상의 많고 많은 콘텐츠 중에 왜 방탈출 게임이란 포맷으로 재탄생하는 것일까. …(중략)… 제한된 시간과 제한된 공간에서 오직 ‘맨몸’으로 탈출해야 하는 서바이벌이 바로 방탈출 게임의 세계관이다. 현재 서울 홍대 및 강남을 중심으로 180개 이상의 방탈출카페가 Z세대의 열렬한 지지 속에 성업 중이다.
「K-세계관의 붕괴와 맨몸 서바이벌」 중에서, 본문 65-66쪽
그 여정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보람차고 재미있다. 그 여정까지도 흥미진진한 한 편의 콘텐츠가 되는 경이로운 경험이랄까. 저자는 맨몸’ 서바이벌 세계관이 요구하는 ‘생존 지능’은 2024년 내일의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 것인지를 질문하며, 짧은 시간이라도 생존이 아닌 ‘삶’의 감각을 느껴보길 권한다. ‘문화콘텐츠와 대중예술의 본질’을 꿰뚫으며, ‘영화예술과 신화적 인간의 본질’까지 가닿는 김민정 교수의 매혹적인 비평들이다.
“장르는 판타지로맨스코미디홈오피스오컬트…… 다”는 ‘김민정의 장르’ 속으로 떠나보자. “문화예술의 진정한 가치는 스스로의 상상력과 질서를 통해 성장하고 도약하는 창조의 힘에서 비롯된다”는 저자의 마음이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마음에도 가닿기를 바란다.